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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부 시민기자단 Dec 08. 2016

땅따먹기는 누가 했을까?

“삼천리 강산에 새봄이 왔구나! 농부는 밭을 갈고 씨를 뿌린다.”

 어린 날에 이 한 줄의 노래를 부르며 두 손으로 콩 주머니를 굴렸다. 교과서나 학교에서 배운 적도 없는 이 노래는 어린이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다.

 아마도 농경사회가 들어서면서 호미나 괭이로 박자를 맞추듯 농부들의 일손으로 시작되었을 것이다. 겨우내 쉬다가 따뜻한 봄이 되니 일철이 시작되었다는 농부들의 넋두리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지금도 봄이 되면 농부들은 씨를 뿌린다. 그러나 요즘엔 다른 것이 있다. 봄이 되기 전에 따뜻한 실내나 비닐하우스에 씨를 뿌려서 싹을 틔운다. 그리고 어느 정도 자라면 밭에다 옮겨 심는다. 그렇게 함으로써 열매가 풍성해지기도 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열매를 거둘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회의 발전과 더불어 농부들의 지혜로움 또한 발달이 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농사짓는 법이 발달되고 시스템이 좋아져도 농사짓는 사람들의 변하지 않는 마음이 있다. 

 하늘을 무서워하고 땅을 믿는 것이다. 

 농사는 하늘이 도와주지 않으면 절대로 지을 수가 없다. 적당한 햇볕을 주고, 비를 내려 수분을 공급해주고, 바람을 일으켜 공기를 순환시켜 준다. 식물이 자라기 딱 좋은 햇빛, 공기, 물을 하늘이 조절해 주지 않으면 농사는 절대로 잘 지을 수 없다. 비가 안와 가뭄이 들면 농부들은 동터오는 하늘을 향해 정한 수 한 그릇 떠 놓고 두 손 모아 기도한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장마가 지면 행여나 자기 자신이 잘못한 것은 없는지 돌아본다. 땅을 믿는 마음은 뿌린 대로 거두기 때문이다. 땅은 잘 안다. 좋은 씨앗을 뿌렸는지 썩은 콩을 심었는지 땅은 거짓말을 못하고 열매로 말을 한다. 농부들한테는 하늘을 우러르는 양심, 땅을 바라보는 정직 그건 신념이다.      

 그러나 땅을 믿는 사람들은 많은데 하늘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땅을 많이 사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자신이 열심히 살아온 대가로 땅을 많이 사서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땅을 많이 사는 사람들은 주위를 믿지 못한다. 

 더 많은 땅을 갖기 위해 이 사람저 사람 속이다 보니 정작 자기 자신도 불신으로 가득 차 있다. 지나친 욕심은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들고 주위 사람들을 불행으로 빠뜨린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우리는 매일매일 쏟아지는 뉴스나 정보를 통해서 알 수가 있다. 그렇게 살아온 사람들의 마지막 종착지는 불행의 늪이라는 걸. 

 하늘을 무서워하고 땅을 믿는 사람들은 절대로 양심에 거스르는 일은 하지 않는다. 하늘을 무서워하고 땅을 믿고 사는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잘 알기 때문이다. 




손창명 기자

잘 웃고, 잘 먹는 사람.

속으로만삐지는 사람. 

자연에 순응하는 사람.

인권과 관련된 기사를 누구보다 잘 써 내려가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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