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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대문구점 Dec 27. 2022

조카에게 들려주었던 동화 한 편

내가 지어낸 이야기란 걸 알까?

조카에게 읽어주었던 동화 한 편이 떠올랐다. 같은 색끼리 옹기종기 모여사는 돌멩이들의 이야기였다. 그곳에는 아빠 돌멩이, 엄마 돌멩이, 아기 돌멩이까지 가족을 이루고 산다. 행복한 돌멩이 마을에 주인공 돌멩이에게 위기는 갑작스레 찾아온다. 어느 날 길을 걷다 한 행인이 실수로 주인공 돌멩이를 걷어차버린다. 데굴데굴 통통 툭. 주인공 돌멩이는 자신의 가족이 남겨져있는 마을에서 튕겨져 나와 다른 마을로 굴러 떨어진다.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하지만 위기 뒤에 위기가 따라오는 얄궂은 돌멩이의 삶. 주인공 돌멩이는 그 마을 돌멩이들과 색깔이 다르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받는다. 그래도 마음씨 착한 주인공 돌멩이는 따돌림을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려고 노력한다. 다 같은 돌멩이는 통할 거라는 믿음을 저버리지 않으려는 듯, 더 꼿꼿하게.


그러던 어느 날 지나가던 다른 행인의 눈에 띄어 주머니에 담겨 어딘가로 향하게 된다. 다른 색들 사이에서 유난히 눈에 띄었기 때문에 행인에게는 희소가치가 있는 아름다움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주인공 돌멩이가 도착한 곳은 형형색색 물고기로 가득한 어항, 이곳에는 헤실헤실 나풀나풀 흩날리는 산호와 다른 색, 다른 모양을 가진 돌멩이들로 가득하다. 너무 다양해서 다양한 것쯤은 전혀 튀지 않는 그곳에서. 색깔이 다른 것쯤은 별거 아닌 어항에서 주인공 돌멩이는 행복하게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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