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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대문구점 Jan 06. 2024

서대문구점 056 연희동 갤러리 '예술공간 의식주'

의식주에 예술이 빠지면 섭섭쓰


서대문구점 057 예술공간 의식주

의식주에 예술이 빠지면 섭섭쓰


사람들로 북적이는 연희동의 중심부에서 조금 떨어진 길. 홍제천 인근 홍연길에 들어서면 고즈넉한 골목에 들어선 여러 곳의 갤러리를 볼 수 있습니다.


장바구니를 든 사람, 마실 다녀오는 모녀의 발걸음이 멈추고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이 서성이는 길. 조금만 걸어도 새로운 갤러리가 등장하는 이 골목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요?



갤러리가 모이는 지역

서대문구를 제외하더라도 길을 걷다 보면 갤러리가 끊임없이 나타나는 지역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서촌과 북촌, 이태원이 있는데요. 연희동에도 그런 거리가 있습니다. 홍연길에 모인 갤러리는 좀 더 일상과 가까운 느낌인데요. 1km도 안되는 이 거리에 갤러리가 하나둘, 생기는 이유가 뭘까 궁금했습니다.


작년 2022년엔 아트 컬렉터에게 유명한 10의 n 승 오프라인 갤러리가 문을 열더니, 올해 3월엔 서교동에 자리하던 '예술공간 의식주'가 홍연길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 길의 매력은 앞으로 여러분들께 하나씩 취재하며 소개해 보려고 해요 :)



예술공간 의식주 서교동 시대

집 안으로 비스듬히 들어오는 빛은 날마다 다릅니다. 그날의 온도, 습도, 계절과 시간까지 영향을 주는데요. 예술공간 의식주의 기획자는 하루에 모든 작품을 촬영하려 하지 않고, 작품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분위기를 찾기 위해 여러 날에 걸쳐 전시 전경과 작품을 담아냈다고 해요. 작품과 전시 공간을 생각하는 마음이 근사하죠.


예술공간 의식주는 그 이름만큼 정직하고 자연스럽게 전시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왔습니다. 2017년 6월 첫 번째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5년 8개월간 60여 회의 기획전과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해요. 작가와 연락하고, 사진 찍고, 포스터 디자인을 만들고, 서문을 작성하고, 설치하는 일의 반복이었죠. 



연희동으로의 이주를 준비하며 남긴 sns 피드에 따르면, 지난 시간 예술공간 의식주는 많은 예술가와 관람객들에게 사랑받는 전시 공간이었으며 서로의 취향을 공유하고 나눌 수 있었다고 해요. 많은 분의 응원과 관심으로 서교동 의식주를 운영할 수 있었으며, 이제 시작하는 연희동 의식주도 많은 관심을 바라는 글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2023년 2월 1일 연희동으로 이주한 후에도 '익숙하고 보편적인 일상에서 감상할 수 있는 다양한 예술을 소개'하고자 했던 첫 마음을 간직한 채 운영되는 예술 커뮤니티를 응원합니다.


예술공간 의식주 연희동 시대

의식주의 첫 번째 연희동 전시 《이주》. 이주란 "본래 살던 집에서 다른 집으로 거처를 옮김."이라는 뜻인데요. 첫 번째 전시 제목으로 아주 제격이죠.


이주(移住)

1 본래 살던 집에서 다른 집으로 거처를 옮김.

2 개인이나 종족, 민족 따위의 집단이 본래 살던 지역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여 정착함.

3 외계의 상황에 적응하기 위하여 이제껏 살던 곳과 같은 자연적인 환경을 찾아서 옮겨 사는 일.

-네이버 국어사전-


총 23인의 작가가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회화, 조각, 미디어, 설치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데요. 의식주의 내일과 함께할 작가들이라고 해요. 의식주를 응원하는 마음을 가진 작가의 작품이라 생각되니 왠지 더 밝은 마음으로 전시를 관람할 수 있었어요. 현재 전시는 3월 19일 일요일까지 진행되니 예술공간 의식주의 시작이 궁금한 분들은 방문을 추천해 드려요.



예술과 삶

아파트 단지 바로 옆 갤러리가 모여있는 홍연길.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과 예술은 가까울까 궁금해집니다. '집 앞에 갤러리가 많으면 없던 관심도 생기고, 그림을 보는 취미가 생길까?'라는 궁금증을 안고 논문을 찾아봤어요.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을 찾을 순 없었지만, 훗날 홍연길에 '창작-향유-시장'의 선순환적 예술생태계가 조성된다면 어떨까?'에 대한 답은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지역의 예술 공동체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만들고, 주민들 간의 신뢰, 공감 등의 가치를 기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여주었어요.



‘예술의 사회적 영향’ (social impact of the arts) 연구에서도 커뮤니티 아트가 지역사회의 문제 해결과 지역주민의 지역사회에 대한 자부심 형성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도 있다. (박신의, 2013) 이처럼 지역사회 문화 활동이 단순히 문화기획자나 예술가들의 활동으로 그치지 않고, 주민들이 스스로 지역의 주체가 되어 공동체 활동으로 참여하다 보면 구성원들 간의 파트너십과 상호 신뢰, 거버넌스, 정체성, 공감 등의 가치가 증진되며, 그 결과 지역사회를 선순환되는 문화 예술생태계를 작동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는 논리가 가능한 것이다.


- 김지혜. "문화 예술생태계 조성을 위한 지역 문화공동체 사업 활성화 방안." 국내 석사학위논문 경희대학교 경영 대학원, 2021. 서울

- 박신의. "‘예술의 사회적 영향’ 연구의 동향과 쟁점." 한국문화예술경영학회 학술대회 2013.1 (2013): 1-21.


예술 생태계의 핵심인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예술가-갤러리-지자체-지역주민이 활발히 소통하는 홍연길의 모습이 기대되는 지점이네요.


다가오는 봄에 홍제천에서의 벚꽃 구경과 함께 갤러리 탐방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주소 ㅣ서울 서대문구 홍연길 80 201호

위치 ㅣ홍제천로 옆 홍연길

시간 ㅣ13:30-18:30 (매주 월, 화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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