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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대문구점 May 04. 2024

신촌통이 나타났다 길을 비켜라

서대문구점 인터뷰, 그랬구나 With 혼밥로그

Interviewee | @honbab.log  Editor | @geumtoil__


누구나 박수를 보낼만한 업적을 이뤄낸 사람의 인터뷰 영상을 보았다. 줄글을 한 번에 네 줄씩 읽는다거나, 달리기가 치타만큼 빠르다는 둥 놀랄만한 재능이 있을 줄 알았다. 아니면, 그를 이끌어준 마법사가 있을 줄 알았는데, 그냥 꾸준히 해왔단다. 인터뷰이가 연신 되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여전히 김이 픽 새는 대답뿐이었다.

신촌의 박스퀘어에 등장하면 가게 사장님들로부터 박수를 받는 신촌 혼밥 기록러 ‘혼밥로그’님도 그렇게 말했다. 처음엔 그냥 시작했고, 기록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자신만의 재미를 발견하며 신촌과 마포 일대를 기록하는 그녀를 만나 이야기 나누었다.



혼밥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계기라는 말이 너무 거창한데요?ㅋㅋ 처음 시작할 땐 그냥 찐 기록용이었어요. 원래 혼밥을 좋아했고, 동네에서 혼자 먹고다니던 걸 기록한거였어요. 2017년 말부터 시작했으니 7년쯤 된 것 같아요.


세상에 7년이나 되었다뇨… 그만큼 긴 시간을 기록했는데 그 동안 변화도 있었을 것 같아요. 맞아요. 그냥 혼자 기억하려고 시작했던 기록이 하다보니까 봐주는 사람들도 생겼어요. 그렇다보니 보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찾아 알리기도 했어요. 제가 올리는 동네 정보나 맛집을 보고 동네로 찾아와주시는 분도 계셨어요. DM으로 동네 이야기를 나누게 된 분들도 있고요.


그렇다보니 사람들의 반응에 따라 기록하는 방식도 점점 달라지더라고요. 처음에는 오만대를 다 올렸는데, 갈수록 내가 좋아하는 맛집에서도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장소와 상세한 위치, 정보와 소식 등을 공유하게 됐죠.



채널을 통해 스스로 변화된 모습을 발견한 거네요. 네, 그래서 겪었던 시행착오라면 시행착오인게, 다른 동네를 올렸을 때보다 신촌을 올리면 반응이 좋더라고요. 사람들이 댓글도 달아주고요. 같은 혼밥이었는데 말이죠. 그러다보니 어느새 타겟이 정해진 것 같아요. 신촌, 마포 일대가 주 활동지이기도 하니까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기록하다보면 스트레스도 있었을 것 같아요. 스트레스는 딱히 없어요. 사람들이 아무리 원해도 저는 제가 하고싶지 않으면 절대 안하거든요. 바쁘고 힘들었을 땐 거의 업로드하지 않았던 때도 있었어요.


확고해 보이는군요. 처음도 지금과 같은 마음이었어요? 무언가 잘못된 걸 느꼈던 적이 있었는데, 예전에 협찬을 받은 적이 있어요. 근데 가서 맛있으면 맛있게 먹고 올 수 있는데, 자유롭게 할 수 없다는 게 어쩐지 스트레스더라고요. 광고주라고 하죠, 그분이 어떤 키워드를 요청한다거나 ‘20일 교차숙성’같은 특정 단어를 넣어달라고 하니까. 이게 스트레스였어요. 맛있지도 않은데 맛있는 척을 하는 것도 힘들었어요. 마감기한이 있는 것도 그렇고요.


혼밥로그의 인스타그램 기록 @honbab.log


세상에, 협찬도 들어와요? 예전에는 더 많이 들어왔어요. 광고주도 제 피드를 보면서 광고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제안을 주더라고요. 


가고 싶은 가게에서 협찬이 들어와도 스트레스일 것 같아요? 아니요ㅋㅋㅋㅋㅋ그렇다면 감사히 갑니다. 예전에 맛있게 먹었던 고기집에서 협찬이 왔을 땐, 맛있게 먹고 왔어요. 그때부터 종종 연락하고 지내는데, 3호점을 내셨을 때도 연락을 주셨어요. 근데 혼밥러에게 혼자 못 먹는 걸 협찬해준다고 하니까 조금 킹받네요.


혼밥로그 활동하면서 재일 재밌었던 순간은 언제에요? 댓글 많이 달릴 때 ㅋㅋㅋㅋㅋ 어떤류의 댓글이요? 그냥 뭐든. 사람들과 소통하는 느낌이 들면 좋아요. 댓글 달리고 DM오면 좋죠. 하면서 제가 이런 반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요즘 기록이다 큐레이션이다 비슷한 채널 많잖아요. ‘로컬 큐레이터’라고 부르더라고요. 사람들마다 하는 이유가 여러가지일텐데… 원고료나 협찬을 받아서 식비를 아낀다던지 돈을 목적으로 하는 분들도 있어요. 그래도 자신만의 원동력이 없다면 오래 할 순 없어요.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저만의 원동력은 사람들의 리액션 이에요.

그게 그냥 재밌어서 하는거다보니까, 한동안 올리지 않아도 스트레스 없이 해요. ‘살아있다’는 스토리 한두개 올려도 사람들이 ‘오 안죽으셨네요’ 해주고 그래요.



‘신촌통’이라고 별명 붙여주고 싶은데요. 별명 그대로 영향력을 바라나요? 몇 십만 팔로워가 되서 유명한것보다 이 동네에 있는 사람들이 혼밥로그를 좋아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사람들과 뭉칠 수 있으면 좋아요. 사실 나를 중심으로 다 뭉쳤으면 좋겠어요ㅋㅋㅋㅋㅋ 누가 만약 저 가게와 친해지고 싶다하면 연결해주고 싶어요.


내향 호소인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들을 것 같은데요. 아.닙.니.다. 내향적이라는게 사람을 안좋아하는게 아니라, 에너지의 방향을 이야기하잖아요. 속마음을 입 밖으로 내지 않는 편이기도 하고요.이런걸 종합해봤을 때 저는 내향인 맞습니다. 모르는 사람 여러명 만나 부데끼는 걸 선호하지도 않고요.


서대문구에서 딱 하나 소개하고 싶은 곳이 있다면요. 박스퀘어요. 박스퀘어가 왜 좋아요? 그냥 좋아요. 박스퀘어 건물에는 과거도 있고 현재, 미래도 있어요. 구청에서 동네 상권 살리려고 만든 건데, 그러다 보니 여기 1층 닭강정, 떡볶이집은 이대 정문 앞에 있던 포장마차 거리에 있던 잘나가던 집을 데리고 온 거에요. 2층에 있는 청년몰의 젊은 사장님들이 으싸으쌰하는 분위기도 좋아요.


마지막으로 서대문구점 독자분들이 박스퀘어에 가볼 수 있도록 ‘박스퀘어’로 4행시 부탁드립니다.

박쁘고 지친 현대인의 삶…

스근-하게 저를 위로하는 공간입니다.

퀘스트 깨듯 부스 하나하나 도장깨다 보면

어느새 당신도 이곳의 매력에 스며들고 말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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