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괜찮을까 - 필름 에세이 Film Essay
글사진 @seodaemun.9 사진 @zakmu.il
*‘이대’로 괜찮을까? 시리즈는 서대문구청의 도움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익숙하게 알고 지내던 사람에게서 낯선 모습을 발견할 때, 그 사람이 왠지 새롭게 보이곤 한다. 그렇다면 사람이 오가는 거리에서도 낯선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곳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서대문구에서 활동하는 효석(@zakmu.il)님에게 이대의 모습을 필름 카메라로 담아줄 것을 요청했다. 전업 사진작가는 아니지만, 그가 뷰파인더로 담아내는 세상은 누구나 쉽게 갖지 못하는 다정함이 묻어있기 때문이었다.
그가 담은 이대의 모습을 소개한다. 어딘가 낯설게 보이지만, 이대에게 꽤 어울리는 색감이라고 생각한다.
여전히 이대는 대학가 특유의 에너지가 흐르고 있다. '이 에너지가 한 곳으로 모일 수만 있다면'이라는 상상을 하다가 시간의 흐름에 맡기기로 한다.
이대 거리의 공실률은 서울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높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주저앉아 생각하기보다, 지금 어떤 이야기가 남아있고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채울 수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할 때.
신촌 기차역 앞 박스퀘어는 이대역 앞 오래된 노포를 모은 1층 가게, 청년들이 꿈을 키워가는 2층 청년 가게가 모여있다. 파체리토, 베지피티, 원러브 핫도그 등 2층에 의외로 맛집이 많은데 알려지지 않아 아쉬울 따름.
이대는 오래전 '패션 타운'으로 각광받았다. 거리는 주말마다 쇼핑을 온 외지인들로 북적였으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많아 매주 관광버스가 줄을 섰다고 한다. 그러나 시대가 변화하면서 이대의 패션 산업은 침체기에 빠져있다.
오래전 배경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패션 타운'의 흔적이 낯설고 새롭다. 골목마다 명품백 수선, 옷 가게 등 어느 곳에서 쉽게 보기 힘든 가게들이 들어서 있다.
다시 봐도 새롭다.
문을 여는 사람들
이대가 망했다고 한들, 여전히 이대의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다. 여전히 건재한 가게가 많고, 많지 않지만 새로운 상인들이 이대 거리를 눈여겨보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곧 이대만의 새 얼굴을 찾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