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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대문구점 Jul 15. 2024

이대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향이 있어요

이대를 떠난 가게들 | 이대에서 당산동으로, 향수 공방 '에드유'

글. 사진 @seodaemun.9 가게 @_add_u_

*이 콘텐츠는 서대문구청의 도움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거리는 책장에 채워진 책처럼 칸마다 가게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거리는 다 읽은 책이 꺼내지고 그 자리에 새로운 책이 채워지는 책장처럼 빈자리엔 새로운 가게가 채워진다. 그 찰나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부유하고 자기 몫의 이야기가 전해지지 못한 채 사라진다.


이대를 떠난 가게는 어떤 이유에서 이대를 떠났을까. 저마다의 크고 작은 이유가 궁금해 찾아가 물었다. 그들은 이대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고향 동네에서 향수공방 에드유를 운영했던, 지금은 당산동으로 자리를 옮긴 전희정 사장님을 만나 이야기 나누었다.



이대에 오픈한 에드유가 첫 번째 가게로 알고 있어요. 첫 가게를 이대에 오픈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살고 있는 곳이 이대 근처에요. 처음 가게를 오픈해보는 거라서 친숙한 거리에서 시작하고 싶었어요. 사실 제 고향이 이대이기도 하고요. 떠올려보면 저의 중고등학교 시절 이대 거리는 먹거리도 많아 멀리서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 활기를 띠었어요. 지금은 아쉽게도 주춤한 편인데, 이대가 고향인 저의 입장에서 이대 상권이 어려운 상황이 안타까워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것도 있어요.


가게를 운영하면서 느낀 이대는 어떤 곳인가요? 아무래도 가게의 운영은 모든 게 매출과 연결되다 보니 이대 상권이 어려우면 아무래도 매출과 관련있어요. 그럼에도 제가 경험했던 주변 사장님들은 이대 상권 상황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는 분들이 많은 곳이었죠.

어떤 분들은 제가 이대를 떠난다고 하니 이대에서 탈출하시는 거냐고 묻는 경우도 있었어요. 하지만 저는 이대에서 2년간 잘 운영해 왔고 나름 이대에서 잘돼서 나가는 케이스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이대에 있을 때 인연을 맺은 수강생이나 이대 학생인데 지나가는 길에 기억해 뒀다며 찾아오는 손님들도 있고요. 



이대를 떠나 당산동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당산동은 예전에 일해본 경험이 있던 동네여서 익숙하기도 했고, 한강 근처이면서 지하철 9호선과 2호선이 지나 교통이 편리해요. 공방은 멀리서 오는 분들도 많다 보니 아무래도 교통편도 중요한 조건에서 이곳을 선택했어요. 그리고 앞으로 기업 출강으로 영역을 넓혀볼 생각이어서 기업이 많은 여의도 근처인 당산을 선택했어요.

그리고 지금 자리가 2층에 있어 제가 운영하던 이대52번가의 1층 자리보다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월세도 이대와 크게 차이 나지 않아요. 평수도 지금 자리가 더 여유롭고요. 화장실도 건물 안에 있어요. 그 전의 공간은 화장실이 밖에 있어 불편했거든요.


이대를 떠나 당산동으로 옮기셨는데, 이대와 비교하면 어떤가요? 이대는 이대만의 젊고 밝은 분위기가 있어요. 매년 입학생들로 활기를 띠죠. 그래서인지 해마다 바뀌는 가게들도 많아요. 반면 제가 있는 당산동은 거주지역이기에 오래 거주했던 분들도 많아 그만큼 차분하면서 고요한 느낌이 있죠.

저는 이대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학생 때 먹던 길거리 포장마차, 지금은 사라진 추억의 떡볶이집이 생각나요. 지금은 자리를 옮겨 운영 중인 자주 가던 디델리는 제가 자주 가던 맛집이었죠. 그때는 지금 유행하던 탕후루가 그때부터 있었어요.


이대 52번가 거리, 에드유의 모습 <사진 제공 = 에드유>


이대를 향으로 표현해 본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이대의 봄과 가을을 좋아해요. 그 계절이 오면 이대 정문 쪽에 풀이며 나무가 울창하게 펴 있어요. 거기서 나는 풀 내음이 떠올라요. 그리고 학생들의 발랄한 에너지를 떠올리면 상큼하고 풋풋한 시트러스 향이 떠올라요.


지금도 자주 가는 사장님만의 맛집이 있다면. 어바웃 샤브샤브, 마더린러 베이글, 디델리요!


주소서울 영등포구 선유로 248-15 2층

시간ㅣ11:00 - 20:00

*매주 일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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