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괜찮을까? - 이대에서 만난 가게들 세 번째 '원앤온리커피'
글. 사진 @seodaemun.9 가게 @oneandonlycoffee
*이 콘텐츠는 서대문구청의 도움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원앤온리커피를 처음 발견했던 때가 떠오른다. 어느 날 이대 거리를 살펴보기 위해 골목길을 다니던 중, 독특한 골목길 하나를 발견했다. 그 길은 길이라고 부르기에 민망할 정도로 길 같지 않았다. 언뜻 보면 벽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한옥의 처마였다. 처마에 시선을 고정한 채 따라 들어갔더니, 한옥을 개조한 카페 원앤온리커피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대 거리에도 이런 감각의 카페가 있구나, 싶었다.
원앤온리커피는 채희철 사장님과 안세일 브랜딩 디렉터, 맹새롬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 대표가 의기투합해 문을 연 카페이다. 이 셋은 25년 넘는 시간 동안 가장 가깝게 지낸 친구였다고 한다. 예사롭지 않은 직업을 가진 세 친구의 인연은 댄스 동아리에서 시작됐다고.
세 친구의 인연이 독특해 보입니다.
저희 셋은 25년 넘은 시간 동안 친구였어요. 그전까지는 각자의 분야에서 활동하다가 어느 날 ‘이제 뭉쳐서 무언가를 해보자’ 다짐하고 이 카페를 오픈했어요. 경기도 시흥시의 댄스 동아리에서 만나 인연을 시작했죠.
이대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다른 자리도 많이 알아봤어요. 연남이나 망원 쪽도 알아봤었어요. 신촌도 후보지였고요. 하지만 예산 문제로 이대 상권까지 알아보게 되었죠.
골목골목 알아보다가 우연히 이 자리를 발견하게 됐는데, 저희가 원했던 감성의 공간이었어요. 한옥 특유의 느낌이 좋아서 이곳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세 명의 독특한 직업이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궁금합니다. 우리 셋은 처음 빈티지 가구 수입 판매 쪽도 생각했었어요. 지금 매장에 보이는 가구가 유럽의 해리티지 있는 디자인 브랜드의 빈티지 가구들이에요. 지금 걸어놓은 액자도 판매하고 있고요.
우선 소품이나 이런 것도 다양하게 판매하면서 카페도 운영하고, 공간적으로도 브랜딩을 풀어나가려고 준비 중입니다.
인테리어를 담당하고 있는 친구가 있기 때문에 저희 매장을 통해 인테리어 문의가 종종 들어와요. 이곳이 일종의 쇼룸 역할을 하기도 하죠.
이 공간에서 진행했던 행사나 혹은 생각하시는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요즘은 대관 위주로 진행하고 있어요. 쇼핑몰에서도 촬영이 많았고, 웹 드라마 촬영도 했었어요. 종종 유튜브 촬영도 진행하고요. 아쉽게 저희도 오픈한 지 6개월 만에 코로나가 시작됐던 터라 해보려던 것이 쉽게 진행되지 않았어요. 이제서 시작하는 단계예요.
영업하시면서 느낀 이대 거리는 어떻던가요? 솔직히 이야기하면 아직 회복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아요. 가끔 동네 어르신들 보면 정말 사람 많았다고 하시고, 실제로 저희가 5년 전에 왔을 때도 사람이 정말 많았어요. 일본인, 중국인 관광객들이 대형 버스를 타고 와서 투어를 하고 다닐 정도였죠. 그런데 지금은 그런 것들이 일절 사라지고 골목 상권들이 힘들어지고 있어요. 지금은 예전에 특색 있던 건물들이 다 허물어지고 오피스텔 숲으로 바뀌고 있어요.
아무래도 분위기 좋은 술집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예전이야 머리를 하던 옷을 사던 쇼핑을 하든 뭐 이렇게 많이 왔었는데 지금 이제 올 일이 없어진 거죠.
솔직히 이대를 떠날 생각도 해보셨나요? 코로나 때는 진심으로 생각했어요. 저희는 테이크아웃 전문점이 아닌 공간도 함께 즐겨주셔야 하는데 , 코로나가 한참 심할 때 한 달 정도는 취식도 아예 못 했을 때가 있었잖아요. 그럴 때 정말 좀 힘들었죠.
하지만 ‘이대가 개강할 때까지 버텨보자’ 생각하며 쭉 버텨왔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이대에 있었으면 하는 가게가 있으신가요? 음식점이 조금 더 다양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조금 더 예쁜 카페가 한 두 군데 정도 더 생겼으면 좋겠어요. 요즘은 카페 투어나 도장 깨기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저희 카페 아니더라도 다른 곳에 찾아오시면서 골목골목이 조금 더 활기를 띄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이 동네에 조금 더 머무를 수 있는, 데이트 코스가 짜일 수 있는 동네가 됐으면 좋겠어요.
주소ㅣ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7길 31-4
위치ㅣ말로 이루다 할 수 없이 숨겨진 골목
시간ㅣ11:00 - 21:00 (매주 일요일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