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점 141 | 북가좌동 로스터리 카페 '네마커피'
글&사진 @seodaemun.9 가게 @nemacoffee
이 리뷰는 2022년 9월, 네마커피가 오픈을 준비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가로운 가을 오후였다. 동네에 괜찮은 카페가 또 없을까 싶어 산책을 나섰다. 북가좌초등학교 앞을 지날 즈음, 빨간 간판의 두꺼비 부동산 위로 커다란 현수막이 보였다. 네마커피의 오픈 소식을 알리는 현수막이었다. 다행히 가오픈 기간이었고, 나는 마치 방문을 계획했던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새로운 카페에 발을 들였다.
때마침 재택근무가 많아, 매일 아침 가방을 둘러메고 출근할 만한 카페를 찾는 일이 일과였다. 네마커피는 집에서 10분도 채 되지 않는 거리였고, 아침 8시부터 문을 열었기에 최고의 옵션이었다. 분위기도 좋았고, 커피 맛도 깊어 자주 찾았다.
그 당시에도 서대문구점을 운영하고 있었기에 취재해서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늘 망설였다. 소문내지 않아도 자연스레 알려질 것 같은 곳은 취재를 미루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도 그렇다.) 잘 알려질 것 같은 공간을 소개하는 것이 왠지 씨네필에게 영화 ‘기생충’을 봤냐고 묻는 것처럼 느껴져 미루고 미루었다.
그렇게 2년이 훌쩍 지났고, 단골 카페였던 네마커피를 결국 소개하지 못한 채 천연동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그 사이 네마커피는 우리 집에서 버스로 40분 거리의 카페가 되어버렸다. 자연스레 방문할 엄두가 쉽게 나지 않았고, 덕분에 ‘좋은 단골 카페의 조건 중 하나는 거리’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네마커피는 2층 규모의 오래된 상가 주택을 리모델링했다. 건물 구조가 독특한데, 1층으로 들어가 후원(뒷마당)으로 나가 계단을 올라야 2층에 닿는다. 2층은 확실히 가정집이었던 흔적이 남아 있다. 실눈을 뜨고 보면 오래전 누군가 살던 거실과 방, 현관이 상상된다.
1층에는 로스터리와 페이스트리가 갖춰진 바가 있고, 통창 옆으로 테이블이 나란히 놓여 있다. 직접 로스팅한 원두와 직접 만든 빵이 있어, 내가 먹는 커피와 빵이 누구의 손을 거쳤는지 짐작할 수 있다. 오픈 초기에는 손님이 직접 데워 먹을 수 있도록 1층 홀에 토스터도 있었다.
후원에는 봄이 되면 야외 테이블이 놓인다. 키 큰 느티나무 한 그루가 그늘을 만들어주어 선선하고, 가을이면 낙엽이 멋진 곳이다.
2층은 세 개의 방과 거실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각 방은 아늑해 친구들과 수다를 떨기에 좋고, 거실은 큰 테이블 두 개가 있어 노트북 작업을 하기도 좋다.
지난달, 우연한 기회로 북가좌동에 머물게 되었고 카메라를 챙겨 나온 김에 공간을 담아가야겠다고 결심했다. 지금 네마커피는 한때 내게 가장 가까운 ‘출근하는 카페’였고, 멀리서 그리워하는 장소로 남게 되었다.
종종 북가좌동에 갈 일을 만들어야 할까 보다.
주소ㅣ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316-32
위치ㅣ그리운 북가좌초등학교 근처
시간ㅣ08:00 - 21:00 (주말 09:00 -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