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를 믿는 사람의 믿음은 믿는 편이다.
#산책 일기
나는 종교를 믿지 않지만, 종교를 믿는 사람의 믿음은 믿는 편이다. 혈혈단신으로 태어난 인간으로서, 절대 두 번 살 수없는 인간으로서 단단해지려는 욕구. 그리고 영원함을 향한 갈망, 아니면 자연스레 삶 속에 스며들었거나. 기타 등등까지.
잠깐 믿지 않는 이유를 짚고 가자면, 이유는 심플하다. 증명할 수 없고, 증명할 수 없는 명제는 성립될 수 없는 가설일 뿐이기에.
그러나 서두에 말했듯 우리는 한 번밖에 살 수 없다. 독일 속담에 "한 번은 아무 의미 없다."는 말이 있듯, 인생의 주사위를 한번 던졌을 때 1이 나오던 6이 나오던, 쓰레기통에 처박아버리던, 금으로 된 갑에 보관하던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회의주의가 아니다. '의미 없으니 다 치우자'는 것이 아니라, 의미 없는 삶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어딘가에서 믿음을 갖고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발버둥 치는 그 모습은 인간으로서 아름답다. 일요일 오전 '디즈니 만화동산'을 포기하고 매주 모인다는 것은 가히 훌륭한 일이 아닐 수 없지 않은가?
삶이라는 목적지 없는 여행길 위해서 주저앉지 않고, 잘 모르겠지만 걸어가 보는 그 발걸음은 칭찬하고 싶고 또 어떨 때는 닮고 싶은 모습이기도 하다. 길 건너편 뚜벅 뚜벅 오늘도 걸어가는 사람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