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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댐 Nov 15. 2019

이 열차는 구파발로 가는 마지막 열차입

- 시 한 편

이 열차는 구파발로 가는 마지막 열차입

                                                               

                                                             -서댐-


안내방송은 어미(語尾)를 놓치고

이어폰이 귓속을 메운다.

나는 이유도 없이 옆 칸으로 걷는다.


마주 오는 취객은 일직선으로 걸어 곡선을 만들어냈다.

요란한 형광등. 막차는 헐렁하고

사람들은 모두 이어폰을 끼고 있다.

주인을 찾지 못한 소리들은 어디로 가는지

덜컹이는 진동만 노래를 침범한다.     


고단한 하루가 비틀거린다.

마젤란처럼 문을 연 곳은 모두 낯설고.

마지막 칸에서 노인은 이어폰도 없이 혼자 앉아있었다.     


구파발에서 문은 열리고

나는 내려서, 골똘히 계단을 오르면서

내일 아침에게 갚을 잠을 계산하다가 문득  

   

왜 텅 빈 열차에서 노약자석에 앉아있었는가

그 노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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