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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당 개 n년 차 May 05. 2024

감성을 일으키는 것들

#17. 다시 읽고 일어난 감성

 이제 슬슬 프랑스(파리)에서 스위스로 넘어갈 것 같다. 위 사진은 스위스로 넘어가기 위해 탄 고속철도 TGV 역과 고속철도 사진이다. 파리를 돌아다니며 탄 지하철과 고속철도 TGV를 타며 일어난 감성들을 얘기하려 한다.


 #4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뛰어난 수준의 연주를 들을 수 파리의 지하철도, 서유럽의 자랑 고속철도 TGV도 너무 낙후돼 보였다. 지하철 역사 안, 철도 안 모두 에어컨도 없었고, (한 번 정도 이용하고 너무 더워서, 버스나 트램을 이용했다.) TGV 역사도 긍정적으로 얘기하면 고풍스러웠지만 역시 냉난방 시설은 기대할 수 없었고, 비둘기들과 매우 친근했다.


 다만, 한국의 KTX, SRT를 떠올리면 너무 상반된다. 물론, 시설의 편의성과 쾌적함으로 고속철도의 우위를 따질 수는 없지만, 일본의 신칸센을 이어 역사가 깊은, KTX보다도 훨씬 깊은 TGV(1981년에 처음 개통했다.)가 21세기에 어울리지 않는 시설을 갖추지 않았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극한의 편의성, 쾌적함을 추구하는 한국의 문화 때문일까?) 하지만, 이어서 떠오르는 것이 TGV vs KTX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다. 고속철도의 본질은 말 그대로 '먼 거리를 빠르게 이동'하는 데에 있다. 단순히 생각하면 고속철도는 안전하고 더욱 빠르게 만든다면 본질에 맞추어 발전하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실제로 전 세계 고속철도 최고속력 순위는 신칸센에 이어 TGV가 2위, 한국의 KTX가 4위 수준이다. 물론, 이것도 고속철도의 우위를 따지는 절대적인 지표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내 감성은 고속철도 본질에는 TGV가 더 가깝다고 말한다.


  바로 직전(#16)에 쓴 글에서 언급한 '타이탄의 도구들'에도 거인들의 무기 중 하나로 언급된 바가 있다. '오로지 한 가지에만 집중하라.' 그것이 세스고딘의 '퍼플카우'에서 말하는 '뛰어난 제품(remarkable item)'인 것이다. 거인들과 세스고딘에 말을 따르면 KTX의 뛰어난 편의성, 쾌적함은 평범한 마케팅일 뿐이라고 생각이 든다.




 최근에(올해 초였던 것 같다.) 윤홍균 선생님의 '자존감 수업'을 다시 읽었다.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엔 TV, 영화, Youtube로 콘텐츠를 소비해 왔는데, 책을 읽으면서 제대로 느꼈지만, 영상은 나에게 많은 것을 남기지 못한다. 심지어 거의 남기지 못하는 것 같다. 다만, 개중에 나에게 조금 무언가 남긴 것을 다시 보는 것을 즐긴다.(영화 '타짜'를 최소 100번은 넘게 보았을 것이다.) 그 버릇이 책을 읽으면서도 이어졌는지, 문득 '자존감 수업'이 다시 읽고 싶어 졌고, 책은 생각보다 많이 남아있어 영상 콘텐츠와는 다르게 더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이것도 차이점이다. 다만, 다시 보는 즐거움은 같았다.) 그런데, 이번엔 #8에서 언급한 '감정'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바꿀 수 없는 것'에 대한 내용이 크게 다가와 감성을 일으켰다.


 윤홍균 선생님은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현재'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로 '바꿀 수 없는 것 두 가지: 과거와 타인'을 말씀하셨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과거를 짊어지고 살며, '자주 꺼내본다.'는 표현을 쓰셨다. 작가님도 자존감이 낮았을 당시, 타인과 안 맞는 부분들을 발견하곤 '타인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과거든 타인이든 '바꿀 수 없는 것'이며, 과거가 아닌 현재와 미래에서(특히, 현재) 답을 찾아 행동하고, 타인이 바뀔 것을 바라는 게 아닌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고 하셨다.


 나는 꽤 최근까지 작가님의 말씀을 잘못 떠올리고 있었다. 대학원을 나와 사업을 준비하면서 나를 바꿀 필요성을 많이 느꼈고, 습관을 새로 가지려 노력했는데, 꽤 어렵고 힘들었다. 그러면서 옛말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다.'와 '바꿀 수 없는 타인'의 잘못된 해석으로 스스로 바뀌는 것이 어렵고 심지어 '안' 된다고 까지 생각했다. 하지만 이내, (사실 며칠이 걸렸던 것 같다.) 바꿀 수 없는 것은 내가 아닌 '타인'이고 고쳐 쓰는 것이 아닌 것도 '타인'에 대한 옛말임을 인지했고, 다시 스스로를 계속 피드백하며 긍정적으로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 조금 힘이 든 부분도 있고 어렵지만, 왠지 처음 습관을 바꾸려 결심했을 때보다 더욱 강한 의지로 실행하고 있는 것 같다. 정말 조금씩이지만 습관이 바뀌는 것이 보일 때마다 즐겁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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