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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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덕준 / 초여름 협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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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이 움을 트게 하는 못갖춘마디 속에
열매처럼 서있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도
모든 흉이 덮이도록 일천 일만의 잎이 자라요
잠깐 피었다 지는 꽃도 꽃말을 이야기하는데
나는 더욱 오래도록 생을 이야기하는 잎말의 문장에 귀를 기울일래요
세상의 바깥에도
따가운 삶의 모서리에도
더운 계절은 찾아오고
모서리마다 푸른 덩굴들이 화음을 쌓아요
잎말에 온몸을 기대어 활자를 베고 누우면
귓가에선 새들의 소리 야생초의 소리
계절의 온도를 조음하는 초여름 협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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