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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음이라는 쓸모

[필사]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26(D+376)

by 서강


우리는 늘 쓸모를 묻습니다.

"이게 뭐에 쓸모가 있나요?"

"이걸 배워서 어디에 써먹죠?"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은 대부분 쓸모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는 의미 없는 농담.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는 저녁노을.

목적 없이 걷는 산책.


이 모든 것들이 당장의 성과를 만들어주지는 않습니다. 이력서에 한 줄 추가되지도 않고, 통장 잔고를 늘려주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우리는 이런 순간들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들이 우리를 우리답게 만듭니다.


효율성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포기해 왔습니다. 결과가 보이지 않는 것들, 숫자로 증명할 수 없는 것들, 당장 쓸모가 없어 보이는 것들을 말입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 영혼을 살찌우는 것은 그 '쓸모없는' 것들입니다.


시를 읽는 시간, 음악에 빠져드는 순간, 친구와 나누는 깊은 대화. 이런 것들이 축적될 때, 우리는 비로소 풍요로워집니다. 단순히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 깊이 있는 사람이 됩니다.


모든 것에 쓸모를 따지는 삶은 결국 메마릅니다.

쓸모없어 보이는 것들에 시간을 낭비할 줄 아는 사람만이,

진짜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오늘, 당신에게 아무 쓸모없는 일 하나를 권합니다. 그것이 당신을 구원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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