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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어른

[필사]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34(D+384)

by 서강

어린이날 노래 가사,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흥얼거리던 입이 멈췄다. 과연 그럴까?


여동생 아들 이야기를 하려 한다. 아이는 미숙아로 태어났다. 신장이 좋지 않아 투석을 받으며 지냈다. 초등학교 1학년, 거기서 성장이 멈췄다. 키도 마음도 그 봄날에 머물렀다.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아이를 바라보며 안타까워할 뿐이었다. 결국 짧은 생을 살다 우리 곁을 떠났다.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 시절, 식목일이면 나무를 심었다. 그때 심은 나무가 지금 내 키의 몇 배나 된다. 쑥쑥 자랐다. 나도 자라서 어른이 됐다. 그런데 말이다. 키만 크면 어른일까?


김장하 선생이 떠오른다. 사람들은 그분을 어른 김장하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존칭이 아니라 호칭으로. 그런 어른이 요즘 몇이나 될까? 손에 꼽기도 어렵다.


성경에 이런 구절이 있다. 영육이 강건하라고. 몸만 튼튼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내면이 채워져야 한다. 영혼도 함께 자라야 비로소 온전해진다.


그렇다면 나는?

제자리걸음인지, 앞으로 가는지, 뒤로 물러서는지 모르겠다. 발만 움직였지 나아갔는지 확신할 수 없다. 나는 어른다운 어른, 조화로운 성장을 하고 있을까?

KakaoTalk_20251202_080323226_01.jpg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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