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가 말하는 '지배당하지 않는 삶'

[필사 470일]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55

by 서강

거친 길 위에만 피어나는 꽃이 있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책상 앞에 앉는다.

연필깎이 돌아가는 소리, 종이의 서걱거림, 그리고 470일 동안 매일같이 반복해 온 문장과의 만남.

처음 필사를 시작했을 때, 내 주변엔 함께 달리는 이들이 많았다. "인생을 바꾸고 싶다"며 뜨거운 열정을 내뿜던 동료들은 어느새 하나둘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떠난 빈자리를 보며 나는 깨닫는다.

세상에 '쉬운 길'에는 늘 사람이 붐비지만, '진짜'가 기다리는 거친 길에는 늘 발자국이 드물다는 것을.


헤르만 헤세는 말했다.

"내가 누군가를 두려워한다는 건 그에게 나를 지배할 힘을 내주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나는 이 문장을 필사하며 떨리는 마음을 다잡는다.

우리가 무언가를 포기하고 싶어질 때, 사실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시련 그 자체가 아니다. '남들처럼 편하게 살지 못하면 어쩌지?'라는 불안, '나만 뒤처지는 건 아닐까?'라는 타인의 시선에 나를 지배할 권리를 내어준 것이다.


먹고 마시고 노는 일은 쉽다. 그것은 중력을 따라 내려가는 물처럼 자연스럽다. 하지만 문장을 베껴 쓰고, 그 철학을 내 삶으로 끌어올리는 일은 중력을 거스르는 일이다. 거칠고 투박한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소달구지처럼 온몸이 덜컹거리고 아픈 과정이다.


많은 이들이 필사나 독서를 시작하며 즉각적인 보상을 기대한다.

하지만 축복은 결코 길가에 흔하게 널려 있지 않다.

보석이 깊은 광산 속에 숨어 있듯, 인생의 정수(精髓)는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몇 번이나 넘긴 뒤에야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필사 470일.

이제 내게 필사는 단순한 '행위'가 아니다. 눈을 뜨면 숨을 쉬듯 당연한 '생존'이다. 몸이 먼저 반응하고, 하지 않으면 마음 한구석이 텅 빈 것처럼 허전하다.


이 거친 길을 묵묵히 통과하며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나를 지키는 힘'이다.


세상의 기준에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키워드로 오늘을 해석하며, 서툰 문장일지라도 한 줄을 남기는 용기. 그것이 나를 지배하려는 세상으로부터 나를 구원했다.


작가는 단순히 책을 낸 사람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 고통스러운 비포장도로 위에서도 멈추지 않고 '쓰고 있는' 사람이다.


이제 당신의 아침을 묻고 싶다.

당신은 오늘 누구에게 지배권을 내어주었는가?

타인의 시선인가, 아니면 게으름이라는 달콤한 유혹인가.


만약 당신의 삶이 유독 거칠고 힘들게 느껴진다면 기뻐해도 좋다. 당신은 지금 아무나 갈 수 없는, 오직 '완주하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면류관을 향해 걷고 있기 때문이다.


비포장도로의 덜컹거림을 즐겨라.

그 진동이 멈추는 순간, 당신은 어제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쓰는 사람이 되면, 인생의 주도권이 바뀝니다"

단순히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삶으로 문장을 데려오는 기술을 공유합니다. 막막한 일상 속에서 나만의 키워드를 찾고 '진짜 나'로 살아가고 싶다면 저의 여정에 동행해 주세요.


내가 누군가를 두려워한다는 건, 그에게 나를 지배할 힘을 내주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나는 이 세계에 속하지 않았다. 결코 이 세계와 맞지 않는 사람이었다. -헤르만 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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