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하늘이 밝아오듯, 우리의 마음도 조금씩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날이다.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하는데 막내의 다급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엔화 하락기에 환전해 둔 돈으로 일본 여행을 준비하던 중이었는데, 호텔 예약 과정에서 실수로 '확인' 대신 '취소' 버튼을 눌렀다는 것이다. 특히나 취소가 불가능하기로 유명한 호텔이었기에, 막내는 밤새 한숨도 못 잤다고 한다.
"Are you okay?" 이 간단한 영어 문구처럼, 때론 짧은 위로의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예전의 나였다면 1초의 생각도 없이 바로 소프라노 톤으로, "확인도 제대로 안 하고 뭘 하는 거야!" 하며 아이의 마음에 또 다른 상처를 남겼을 것이다. 하지만 이전의 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침착하고 차분한 말이 나왔다.
"실수를 할 수도 있지, 괜찮아. 잘 해결되었으니 행운이 넘치네."
부드러운 위로의 말에 내가 더 놀랐다. 그동안 아이들의 마음을 얼마나 아프게 했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사람은 강물처럼 끊임없이 흐르고 변화한다. 다만 그 변화를 거부하고 두려워할 뿐이다. 진정으로 변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날 수 있다.
일상의 작은 순간들 속에서 때로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그 말을 하는 자신도 엄청난 성장을 하게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결국 변화는 어떤 생각을 품고, 어떤 언어를 선택하느냐에 달려있다. 조금 더 따뜻한 말, 조금 더 너그러운 마음을 갖기 위해 독서, 필사, 낭독, 산책, 명상, 글쓰기에 집중한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성장의 시작임을 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