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벽돌을 쌓는 아침

Feb 24. 2025

"나를 믿어주는 믿음"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이 남긴 통찰이 일상의 거울이 된다.

철학자란, 건강한 인식을 얻기 위해서 자기 안에 박혀 있는
다양한 사고의 오류를 고쳐야 하는 사람이다.
Ludwig Jose Johann Wittgenstein 비트겐슈타인

그는 우리 모두가 자신만의 인식이라는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고 말한다. 마치 오래된 카메라의 렌즈처럼, 우리의 사고도 때로는 흐릿하고, 때로는 왜곡되어 있을지 모른다. 인식의 오류는 컴퓨터 속 바이러스와 같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는 끊임없이 판단을 흐리게 만든다. 비트겐슈타인은 이러한 '사고의 바이러스'를 찾아내고 치료하는 것이 철학자의 사명이라고 보았다.

고정관념은 마치 단단한 벽돌 벽과 같아서, 쉽게 허물어지지 않는다. 이 벽을 한 장 해체하고, 그 자리에 '건강한 인식'이라는 새로운 집을 지어야 한다고 비트겐슈타인은 말한다.

철학이란 결국 일상의 작은 것들에서 시작된다. 아침에 마시는 커피 한 잔, 길가에 핀 꽃 한 송이, 지나가는 행인의 미소 - 이 모든 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하는가가 바로 우리의 철학이 된다.

건강한 인식을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생각이 절대적 진리가 아닐 수 있다는 겸손한 태도가 필요하다. 마치 과학자가 자신의 가설을 끊임없이 검증하듯, 우리도 자신의 사고방식을 끊임없이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

비트겐슈타인의 메시지는 단순하면서도 깊다.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사고 오류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인정하고 고치려 노력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이해와 지혜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철학자가 되는 첫걸음이 아닐까?

내 안의 오래된 생각들을 하나씩 점검해 본다. 그리고 묻는다. "이것은 진정 나의 생각인가, 아니면 누군가 심어준 편견인가?" 언어의 벽돌을 한 장 한 장 쌓아 올린다. 낯선 언어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이해의 집을 짓고 있다. 마트 계산대에서 바코드가 인식을 잘 못하게 되면 오류가 뜬다. 우리의 인식도 이와 닮아있지 않을까? 같은 장소에서 같은 것을 보아도, 각자가 받아들이는 모습은 천차만별이다.

"건강한 인식"이란 말이 자꾸 머릿속을 맴돈다. 이는 내 안에 단단히 박혀있는 고정관념의 벽을 허무는 것에서 시작되는 걸까? 연두부처럼 부드럽고 유연한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그것이 비트겐슈타인이 말한 철학자의 자세인지도 모른다.

김종원 작가의 말처럼, 변화의 시작점은 자기 자신을 믿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강의를 듣고, 수많은 자기 계발서를 읽어도, 스스로를 믿지 못한다면 그것은 바다에 돌을 던지는 것과 다름없다.

주말, 친구들의 방문으로 분주했던 하루가 지나고 피곤하다는 몸의 신호에 반응하며 일찍 잠든 나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특별한 깨달음을 얻었다. 해가 세상을 비추듯, 우리도 자신의 내면을 골고루 비춰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내 안의 오래된 사고의 오류들을 고치기 위해 수리공이 되기로 했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며, 내 안에 잠든 잠재력을 깨우는 여정을 시작하려 한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건강한 인식'의 시작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