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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링 임자를 찾습니다.

by 서강


동생을 위해 준비한 선물


여행의 설렘이 담긴 작은 키링, 아들이 동남아 여행을 다녀오며 막내 동생 준다고 사 왔다. "내 취향이 아니야."막내의 단호한 거절에 키링은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천덕꾸러기가 되고 말았다. 딸과 예비며느리가 선물해 준 키링이 있어 나도 필요가 없다. 이미테이션이라 누구에게 선물하기도 애매하다.


아들의 마음이 담긴 선물이 임자를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다. 마땅한 임자가 없을까, 고민 모드로 들어갔다.

운전하는 걸 좋아해서, 운전 보시를 하는 친구가 떠올랐다.

'그래, 어쩌면 필요할 수도 있어, 일단 물어보자'

사진을 찍어 카톡을 보냈다.

조심스럽게 의향을 물었다.


"혹시 키링 필요하니? 아들이 여행 다녀오면서 사온 건데... 진짜는 아니고 이미테이션이야."

친구의 답은 짧지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선물은 주는 사람 마음이 가격이다~~~"

순간 그 작은 키링이 지닌 진짜 가치를 깨달았다. 물건의 값어치는 브랜드나 가격표가 아닌, 전하는 이의 마음과 받는 이의 기쁨에서 비롯된다는 단순하지만 깊은 진리를 일깨워준 순간이다. 제대로 된 임자를 찾아서 참 다행이고, 기꺼이 받아준 친구가 있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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