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별자리가 당신이 뜨겁게 움직이길 기다립니다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필사 #48

by 서강


익숙한 편안함보다 낯선 설렘


운전면허증을 손에 쥔 순간, 세상이 달라 보였다. 오십이 되어서야 핸들을 잡게 된 나에게 그 작은 플라스틱 카드는 자유의 문이었다.

괴테가 말을 타고 떠났던 그 시절, 지평선 너머 미지의 땅을 향한 갈망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다만 이제는 엔진 소리와 함께 그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게 되었을 뿐이다.


매일 아침 창문을 열면 펼쳐지는 풍경 너머로 또 다른 세상이 손짓한다. 아직 발걸음이 닿지 않은 골목길, 이름 모를 카페, 산 너머 작은 마을들. 지구촌 곳곳에 숨어있는 이야기들이 나를 부른다.

운전대를 잡고 처음 길을 나섰던 날을 잊을 수 없다. 심장이 두근거렸고, 손바닥에 땀이 났다. 하지만 첫 번째 신호등을 지나고, 첫 번째 커브를 돌고 나자 알 수 있었다. 이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는 것을.


그 후로 나는 변했다. 새로운 곳으로 향하는 충동이 생겨났다. 1년 전 이사 온 이 집도 이제 익숙해졌다. 벽지의 작은 얼룩까지 외우게 되고, 아침마다 같은 자리에서 커피를 마시는 일상이 반복되자 또다시 마음이 움틀거린다. 사람들은 이걸 병이라고 한다.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는 유목민적 기질이라고 의아해한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이것이 새로움에 대한 순수한 열망이라는 것을. 예전에는 사람에게 쉽게 싫증을 냈지만, 이제는 익숙한 공간에 대한 설렘이 사라지면서 설렘을 주는 새로운 공간을 찾아 나선다.


새로운 집의 열쇠를 받는 순간의 떨림, 처음 문을 여는 순간의 설렘, 그곳에서 맞는 첫 아침의 신선함. 이 모든 감정들이 나를 살아있게 한다. 익숙한 편안함보다 낯선 설렘이 더 소중하다.


괴테는 말했다. 미지의 땅과 바다로 인도할 길잡이로 신이 우리에게 별자리를 주었다고. 그 별빛을 따라 나도 떠나고 싶다. 혼자서, 온전히 나만의 속도로.

혼여에 대한 꿈이 있다. 아무도 모르는 길에서 나만의 시간을 만나고 싶다. 두려움이 설렘보다 앞서지만, 그래도 시작해보려 한다. 우선 당일치기 근교 여행부터. 생각이 깊어지면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나는 안다.

자유로운 영혼은 생각만큼 행동도 자유롭다.

어떤 새로운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까.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순간들이 선물이다.



KakaoTalk_20250613_092443202_01.jpg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中

https://youtube.com/shorts/RKxhJ24s4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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