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간 동안 같은 자세로 서 있었다.
도마 위에 손을 올리고, 칼질을 반복하고, 냄비를 올리고, 젓고, 식히고, 담고.
단순 노동은 시간이 참 느리게도 간다.
걷고 이야기할 땐 그렇게 시간이 쏜살같더니,
화식을 만들며 흘러간 두 시간은 마치 하루 같았다.
하지만 냉동실에 한 달 분량의 식량이 꽉 들어찬 걸 보니 마음이 든든하다.
나를 위해서도 이렇게 정성을 들인 적이 있었던가.
그에 비하면,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쓸 때는 시간이라는 개념이 사라진다.
펜을 잡거나, 키보드를 두드리면
어디론가 빨려 들어가는 것 같다.
세상이 조용해지고, 내 마음속 이야기들이 저절로 흘러나온다.
몸보다 마음이 먼저 반응하는 일을 만난 것 같다.
나에게 맞는 옷을 찾은 듯, 딱 맞는 신발을 신은 듯,
글쓰기는 내게 그런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