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필사 #73
어릴 적 만들던 꽃반지가 네잎클로버였다는 걸 최근에야 알았다.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내겐 그저 예쁜 초록 잎사귀였을 뿐이었다.
어제 퇴근 무렵, 마지막 안내 약속 전 잠시 시간이 비어 을숙도 생태공원을 찾았다. 쉼 없이 달려온 나의 뇌에게 쉼을 주고 싶었다. 나무 그늘 아래 의자를 놓고 앉았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눈으로 들어왔다. 기분 좋게 시원함을 주는 바람, 잔잔한 파도가 일렁이듯 흐르는 강물, 높고 푸른 하늘, 초록의 싱그러움을 가득 품은 나무. 모든 게 나를 위해 준비된 선물 같았다.
문득 네잎클로버가 생각났다. 찾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그만두었다. 세 잎 클로버들의 속삭임이 들렸다. "네 잎을 우리 세 잎과 함께 있게 놔두세요."
네 잎이 있어야 할 곳은 여기다. 세잎과 다르다고 사람들이 뽑아가면 네 잎은 세잎과 생이별을 해야 한다.
"그래, 네가 있을 곳은 여기구나." 네잎클로버 찾는 것을 그만두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천 개의 눈과 심장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눈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는데, 과연 나는 몇 개의 눈과 심장으로 세상을 바라볼까?
오늘 아침, 평소보다 일찍 눈을 떴다. 댕댕이들 밥을 조금 일찍 챙겨주고 분리수거도 할 겸 1층으로 내려갔다. 슬로우 조깅을 한 바퀴 하면서 해를 만났다.
언제라도 등만 돌리면 나를 비춰주는 해의 모습에서 인생을 배운다. 그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것. 누군가 등을 돌려도 변함없이 빛을 주는 것.
네잎클로버도 해처럼 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서 묵묵히 자라고 있을 것이다. 세잎 친구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