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부자
쥐포 가내수공업이軌道에 오르자, 집안 형편은 눈에 띄게 나아졌다. 마당에 대나무 발이 가득 놓이고, 그 위에 햇볕을 쬐며 반짝이는 쥐포는 우리 집의 ‘황금 들판’ 같았다.
리어카에 실려 건어물상회로 나갈 때마다 현금이 들어왔고, 그 돈은 쌀독을 가득 채우고, 아이들 학용품과 옷을 사는 데 쓰였다.
동네 사람들은 슬그머니 수군거렸다.
“쥐포 장사 잘 된다더라. 이제 돈 걱정은 없겠네.”
“저 집이 요즘 부잣집이래.”
가난에 찌들었던 지난날과 달리, 이제는 쌀을 아껴 먹을 필요도, 연탄을 쪼개 쓰며 겨울을 버틸 필요도 없었다. 엄마는 새 솥과 새 이불을 장만했고, 마당 한쪽에는 낡은 리어카 대신 신형 리어카까지 마련했다.
그때 나는 알았다. 엄마 안에 숨겨져 있던 ‘사업가 기질’이 깨어났다는 것을. 생쥐포를 어떻게 조미해야 맛있을지, 햇볕과 바람이 어떤 날 가장 잘 마를지, 어떤 상회가 제값을 쳐주는지 엄마는 귀신같이 알아냈다.
엄마는 하루하루를 치밀하게 계획하며 움직였다. 새벽이면 포를 뜨고, 오전엔 조미, 오후엔 건조, 해 질 녘엔 포장. 그리고 다음 날 아침이면 상회로 나가는 일상이었다. 그 단순하지만 강인한 리듬 속에서, 우리 집에는 오랜만에 웃음과 여유가 찾아왔다. 쨍하고 볕이 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