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화 박복한 년, 내 엄마

건어물상회로 가는 길

by 서강


햇볕에 잘 마른 쥐포는 대나무 발에서 하나씩 걷어내어 커다란 광목 보자기에 담았다. 손끝에서 바삭한 소리가 나고, 은은한 바다 냄새가 퍼졌다. 이렇게 상품으로 완성된 쥐포는 바로 건어물상회로 가야 했다.


엄마는 광목 보자기에 쥐포를 가득 담아 리어카에 실었다. 나는 그 옆에 서서 보자기를 꼭 붙들고 걸었다. 바퀴가 덜컥거릴 때마다 쥐포 냄새가 골목길에 퍼졌다.


시장 안쪽 건어물상회에 도착하면, 주인은 먼저 쥐포를 손에 들고 색과 두께를 살폈다.
“역시 손이 야무져서 그런지 참 잘 말렸네. 오늘 것도 금방 나가겠어.”
그 한마디가 엄마의 수고를 보상해 주는 듯했다.


상회에서 대금을 받으면 잠시 얼굴에 미소가 번졌지만, 곧 장부를 꺼내어 밀린 쌀값, 기름값, 전기세, 인건비를 계산하면 남는 돈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래도 엄마는 다음 날이면 또다시 생쥐포를 포 뜨고, 설탕·미원·소금으로 조미해 대나무 발에 올렸다.


나는 그때 시장까지 가는 리어카 길이 싫지 않았다. 바닷바람과 햇볕이 가득한 그 길 위에서, 비록 무거운 짐을 끌었지만, 엄마와 나란히 걸으며 하루를 버틸 힘을 얻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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