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남는 법과 버티는 지혜 –
사무실 앞 화단은 사철 내내 평화로워 보인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마치 평화와 전쟁이 맞붙은 듯 지 살 궁리가 벌어진다.
오늘은 그 기척이 책상 위까지 기어올라왔다.
막 벗겨낸 콩 껍질만 한 몸뚱이가 엎드려 있었다.
다리 하나 까딱 않고, 숨마저 끊긴 듯.
종이로 살짝 떠보아도 꿈쩍도 않는다.
지켜보던 아들이 한마디 한다.
“엄마, 저거 죽은 척하는 거야.”
“아니야, 아무래도 진짜 죽은 거 같은데.”
몇 번을 이리저리 굴려 보듯 살폈지만 기척이 없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문을 열고 풀밭에 살포시 내려놓았다.
때는 이때다 하고
잽싸게 풀잎 사이로 빗방울 스미듯 사라졌다.
죽은 척하던 건, 지 살 궁리였다.
한낱 곤충도 목숨을 붙들려고 잔꾀를 부린다
그 작은 몸짓을 보며
나도 모르게 미소를 머금는다.
사는 법을 이렇게 배운다.
살아내는 게 만만찮은 세상에서
숨을 죽이고 기회를 기다리는 법.
살아남는 건 힘으로만 되는 게 아니다.
가끔은, 죽은 듯 버텨야 한다.
그래야 살아 있는 날을 이어갈 수 있으니까.
어쩌면 살아가는 건,
이렇게 소소한 장면들을
파이처럼 겹겹이 쌓는 일일지도 모른다.
달콤할 때도 있고,
조금은 씁쓸할 때도 있는,
나만의 맛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