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곁에서〉

살아낸 날들의 노래

by 서강

〈국화 곁에서〉


서강(書江)


국화는 피어난 게 아니다.
땅속에서 수천 개의 손톱이 흙을 긁으며 올라왔고,
바람은 수백 번 국화의 잎맥을 찢어 시험했다.


번개는 꽃잎을 그리기 위해

하늘을 갈라 수천 번 연습했고,
비는 국화의 눈동자를 닦기 위해 몸을 쏟아냈다.


그 모든 고통이 한순간 모여,
오늘 네 앞에
한 송이 국화꽃이 낯설게,
그러나 뜨겁게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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