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산책길에 스마트폰을 두고 나온다.
주머니가 가벼워진 만큼, 마음에도 여백이 스민다.
새들은 기계보다 먼저 작동하는 알람이다.
각기 다른 음을 얹으며 공기 위에 합창을 쌓아 올린다.
살아 있음은 곧 리듬이다.
음악의 발원지는 다름 아닌 자연이다.
길가의 나무는 옷장을 열어
푸른 옷을 벗고 붉은 옷을 꺼내 입는다.
가을은 옷을 갈아입는 법을
언제나 천천히, 그러나 망설임 없이 보여준다.
누군가 버려둔 플라스틱 컵이 길모퉁이에 앉아 있다.
나는 그것을 들어 분리수거함에 넣는다.
예전 같으면 투덜거렸을 일인데,
지금은 감사가 된다.
누군가의 무심함이 내 손끝에서 온기로 바뀌는 순간이다.
풀들은 아직 이불을 덮은 채
꿈의 무늬 속에 누워 있다.
태양은 그 잠을 방해하지 않으려
살며시 온기만 흘려보낸다.
모든 것들은 제 할 일을 한다.
열매는 제 몫을 다해 맺히고,
나무는 제 자리를 지키며 오늘을 기록한다.
생은 저마다의 일을 이어가는 한 편의 축제,
오늘도 그 무대 위에서 우리는 어울린다.
나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고독은 외로움이 아니라, 나를 마주하는 호사다.
인생은 방향이지 속도가 아니다.
속도를 늦추니 비로소 길이 보인다.
스마트폰을 두자 풍경이 나를 불러 세운다.
스마트폰이 없는 아침,
나는 내 안의 작은 파문에 귀를 기울인다.
살아 있음은 단순하고도,
가장 깊은 은총이다.
잠시 내려놓을 뿐인데,
세상은 훨씬 더 선명하게 말을 걸어옵니다.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두고
당신만의 아침을 만나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