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 속에 쌓인 먼지, 삶에 쌓인 먼지

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 필사#70(D+311)

by 서강


책상 서랍을 열었습니다.

오래된 노트, 굳어버린 지우개, 잉크가 마른 볼펜이 뒤엉켜 있었습니다.

겉으론 멀쩡해 보여도, 이미 제 기능을 잃은 것들이었죠.


알고만 있는 것의 허망함

니체는 말했습니다.

“공동 재산은 스스로 모순되는 표현이다.”

아무도 쓰지 않는 물건처럼,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지식은 공허합니다.


김종원 작가도 덧붙입니다.

“많이 알고 있다는 착각이 우리를 아무것도 모르게 만든다.”


앱 속 운동 알림은 울리지만,

내 몸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책은 쌓여가지만, 한 줄 글조차 쓰지 않았습니다.


아는 것과 사는 것의 차이


머릿속 지식은 서랍 속 볼펜과 같습니다.

꺼내 쓰지 않으면 결국 굳어버립니다.


책을 백 권 읽어도 글 한 줄 쓰지 않으면 글쟁이가 될 수 없습니다.

영어 단어를 천 개 외워도 말을 걸어보지 않으면 입은 열리지 않습니다.

요리 영상을 아무리 봐도 칼을 잡아보지 않으면 손끝은 서툽니다.


도구도, 사람도, 경험하지 않으면 살아 있음을 잃습니다.


먼지를 털고 나서야

서랍을 닫을 때는 먼지가 더는 날리지 않았습니다.

한 번 털어낸 자리에 여백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운동화 끈을 묶어야겠습니다.

알고만 있던 길을, 이제는 발로 걸어야겠습니다.


아는 것과 사는 것 사이엔 먼지가 쌓인다.

먼지를 털어낼 때, 삶은 비로소 제 기능을 되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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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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