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운동을 하고 집에 돌아가던 중, 맞은편에서 마흔 초반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그는 뭔가 초조해 보이며 잔뜩 긴장한 듯했다. 잔뜩 차려입은 복장으로 보아하니 어딘가 중요한 자리에 가는 듯했다. 그것이 새로운 출발을 위한 면접 자리인지, 자신의 짝을 찾기 위해 선을 보러 가는 길인지,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을 가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그의 어깨는 잔뜩 움츠러들었고 불안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그러다 바로 옆의 위치한 초등학교의 담벼락에서 작은 야구공 하나가 넘어왔다. 체육 시간을 하고 있던 학생들이 힘 조절에 실패해 벽을 넘겨버린 모양이었다. 공은 정확히 그 남자의 한 치 앞에 떨어졌고, 어린 학생들은 빛나는 두 눈을 반짝이며 그들이 먼 길을 돌아 공을 주우러 오지 않아도 되길 바라고 있었다.
남자의 두 눈에 순간 생기가 확 돌았던 것은 나만의 착각이 아니었으리라. 남자는 얼른 공을 주워 있는 힘을 다해 높은 담벼락을 넘겨 던져주었다. 공은 아이들의 손으로 되돌아갔고, 아이들은 고개 숙여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전했다. 찰나의 그 순간이 지나간 후 다시 그에게로 시선을 옮겼을 때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남자의 얼굴은 언제 그랬냐는 듯 가벼운 미소를 한껏 머금었다. 생기가 돌아 같은 사람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그가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듯했던 것은 나의 상상력이 단지 좋았기 때문이었을까. 남자는 어깨를 피고 당당하게 자신의 갈 길을 향해 걸어갔다. 아마 어떤 것이든지 그에게는 좋은 결과가 있었으리라는 것을 믿을 수 있었다.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또 불안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아이들은 왜 불안해 보이지 않을까. 우리는 왜 어른이 되면서 더욱더 불안하고 움츠러드는 것일까. 그들의 동심을, 아니 우리의 초심을 되찾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어쩌면 할 수는 있는 것일까. 이런 질문들이 그 순간 스쳐 지나갔다.
또 나의 모습은 어떠한지. 내가 만약 공을 던져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나도 그 순간 지나가는 추억이 있었을지. 그것으로 인해 조금은 현재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었을지. 문득 궁금해지는 그런 햇볕 좋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