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의외로 사람은 계속해서 변하고 있다. 그 사람을 둘러싼 환경과 인물들의 영향을 받아 조금씩이나마 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말이다.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성격이나 가치관들도 계속해서 변화한다. 원래의 것이 점점 더 강해지든 완전히 반대의 성향으로 가든 말이다.
이는 같은 지점에서 출발했던 사람들을 보면 더 명확히 느낄 수 있다. 같은 학교를 나온 동창이나, 특정 취미나 취향으로 모였던 동호회나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 같은 시기, 같은 연차에 같은 회사에 입사했던 입사 동기들이 그 예시이다. 몇 년이 지나면서 만남을 지속하다 보면 그 사람들과 나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내가 그들의 공통사에서 벗어났을 때 그것은 극대화된다.
최근 들어 첫 회사의 신입사원 입사 동기들을 만날 때에 많은 것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는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퇴사를 한 돌연변이 중 하나였고, 그들은 그곳에서 몇 년의 시간이 지난 상태였다. 그동안 바깥세상에서, 야생에 버려진 들짐승처럼 살아남고 성장하기 위해 많은 고생과 노력을 하며 살아왔다. 나만 바뀌게 된 것이라고 착각을 할 때가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 또한 변화하고 있었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보고 지내는 시간들이 오래되면 그 사람들을 닮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하루하루 변화하고 있다.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와 또 다른 사람이 된다. 하루치 경험한 일만큼 내 안에 쌓여 또 다른 나를, 또 다른 생각을 만들어낸다. 이제는 그 변화의 과정을 스스로 느낄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이 변화의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특히 오랜만에 지인을 만날 때에 그 역시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이 부정적인지 긍정적인지는 감히 판단할 수 없다. 그 사람의 인생을 내가 온전히 살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섣불리 다른 사람의 변화를 판단하고 그것에 대해 평가를 하는 것은 어린 날의 내가 행했던 오만한 행동이라는 것을 이제는 자각하고 있다. 나 또한 나를 잘 모르는데, 변화하고 있는 나를 따라잡기가 어려운데 어떻게 그 사람의 인생 1%를 차지하기도 어려운 그 시간에 그를 함부로 정의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스스로 옛날 그대로라고 말하지만,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자.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좋은 방향으로 바꿔나갈 수 있도록 목적지를 설정하자. 언젠가 도달할 인생의 끝이, 변화의 마지막 순간을 내가 원하던 모습으로 맞이할 수 있게. 후회 없이 이 고정되지 않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