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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글 Feb 28. 2024

스마트폰과 멀어지는 순간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바쁘게 스마트폰을 집어 들어 밀린 알림을 확인한다. 혹여나 알림이 와있지 않을 때면 오히려 마음이 더 불안해진다. 기대하던 것이 없어서 도파민이 분비되지 않는 것일까.


최근 관련된 책을 읽고 스마트폰과 멀어지는 연습을 하고 있다. 주말 중 하루는 아예 전원을 끈 채 돌아다녀보기도 했다. 몇십 년 만에 겪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스마트폰은 주머니에 없는 것이 좋다. 그것이 만져질 때마다, 혹은 눈에 보일 때마다 우리의 뇌는 그것을 집어 들라고 명령한다. 그 안에 무한히 펼쳐져있는 SNS의 피드와 각종 흥미로운 콘텐츠들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서랍을 열어달라고 애원하는 강아지처럼 말이다.


이 뇌라는 녀석은 나도 모르게 내 몸의 주인인 양 행세한다. 의식하지 않으면 뇌의 명령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조금씩 의식하고 주의력을 가져오는 연습을 한다면 몸의 주인 역할을 다시 가져올 수 있다.


한번 바깥을 돌아다니면서 스마트폰을 보지 말고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관찰해 보자. 대부분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언제 어디에서든 그들은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을 바라보고 있다. 나 역시, 당신도 역시 마찬가지다.


잠시 스마트폰을 가방 깊숙한 곳에 집어넣고 멍하니 가만히 있는다면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온전히 쉰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특히 사람이 미어터지는 출퇴근길에 스마트폰을 보게 되면 우리가 느끼는 스트레스는 배가 된다. 오히려 가만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스트레스 지수도 낮아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요즘은 산책을 할 때에 무조건 스마트폰을 두고 나간다. 그리고 보이는 풍경과 들리는 소리, 내딛는 걸음 하나하나에 집중한다.


가볍게 헬스장에 갈 때에도,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릴 때에도,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때에도, 더 이상 스마트폰을 보지 않으려 하고 있다. 처음에만 조금 어렵지, 하다 보면 익숙해진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내 주위의 모든 것들, 현재의 내가 살아 숨 쉬고 있는 이 시간과 공간을 느낄 수 있다. 그때에 비로소 마음이 차분해지고 마음속에는 고요가 찾아온다.


그 고요함은 스마트폰보다 훨씬 매력 있는 존재다. 그것이 바로 자기 자신의 본질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 스마트폰에 휘둘려 살지 않는다. 한번 의식하는 순간,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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