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떴을 때.
새로운 하루의 시작을 맞이했을 때.
고요한 시공간 속에 느려진 심장박동만이 느껴질 때.
길게 들이마시는 숨 속에서 하루라는 선물을 받았음을 알아차린다.
가장 먼저 밀린 알림을 확인하던 두 눈은 창 밖을 바라보게 되었다.
어색한 침묵을 깨려 틀어두었던 시끄러운 노랫소리는 새들의 지저귐으로 변주되었다.
오늘 해야 할 일들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옥죄었는데, 만나게 될 반가운 사람들의 행복을 빌어주게 되었다.
많은 것이 변하지 않았다.
내 마음 하나 바뀌었을 뿐이다.
세상 밖 모든 것에 원인을 두고 탓하며 살아왔다.
결국 내 안에 원인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과거를 붙잡고 미래를 걱정하며 현재를 놓친 채 살고 있었다.
주어진 것은 지금 이 순간뿐이라는 것을 모르는 채.
지겹기만 하던 하루의 시작은 가장 설레는 순간이 되었다.
오늘은 어떤 삶의 아름다운 선물이 주어질지.
크리스마스 전날의 아이처럼 매일 아침을 기다리게 되었다.
여전히 세상은 삭막하다.
내가 살아가는 도시는 회색빛이다.
내 안에 다양한 색의 물감으로 칠해가려고 한다.
그것이 삶에게 주는 나의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