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라는 강박을 버리고 '관리자'가 되기로 한 날
• 만성 우울증은 완치가 아닌 '관리'의 영역입니다.
• 약물 치료는 의지를 실천하게 만드는 '뇌의 기반 공사'입니다.
지난 회에서 저는 20년 우울 인생에 마침내 임계점을 마주한 과정을 말씀드렸습니다.
이번 회에서는 우울증에 왜 전문가의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인지, 그리고 제가 깨달은 '완치' 대신 '관리'라는 개념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혹시 내가 우울증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 온라인상의 자가진단을 활용해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전문가의 진단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우울증은 단순히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가 아니라 뇌의 신경전달물질(세로토닌, 도파민 등) 불균형을 포함하는 생화학적인 변화를 동반하는 질환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라고 노력해도 뇌가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않으면 그 노력은 공중으로 흩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 약물 치료는 뇌의 기반 공사
우울증 약은 당장 우리의 기분을 마법처럼 바꿔주지는 않지만 불균형해진 뇌의 화학 물질을 안정시켜 우리의 정신적 에너지가 0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막아줍니다.
•즉, 내가 나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시작할 수 있는 최소한의 '힘'을 줍니다. 만약 우울증을 앓고 있다면 약의 도움 없이는 운동을 시작할 힘, 긍정적인 생각을 시도할 에너지를 얻기 힘들 수 있습니다.
오래된 우울증은 고혈압 환자처럼 생각해야 합니다. 완치 개념보다는 약을 먹으며 꾸준히 관리하는 상태라고 받아들여야 해요.
-정신과 의사 선생님의 말씀-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만성 질환 환자에게 '완치'는 쉽지 않지만, 약물과 식습관, 생활 습관 조절을 통해 건강하게 관리하며 살 수 있습니다.
우울증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울증을 '함께 살아가야 할 동반자'로 인정하고 잘 관리하며 다독여야 할 존재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완치에 대한 집착을 버리자 치료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언제 나을까'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어떻게 하면 이 우울증을 잘 달래면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정신과 진료와 약물 치료는 나의 건강한 삶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관리 수단'이 되었습니다.
저는 일을 쉬고 제 안의 우울과 불안을 가라앉히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그 노력은 결국 내 몸과 정신의 건강을 도모하는 것이었고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변화는 작은 것에서부터 천천히 이루어졌습니다. 제가 글에서 계속 강조할 부분입니다. 절대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변화해야 합니다. 그래야 꾸준히 할 수 있습니다.
현재도 저는 우울증 약을 먹고 있고 때로는 정신적으로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요즘은 작은 것에서 기쁨과 행복을 느끼고, 힘들어도 다시 일어설 힘을 가진, 그 전과는 매우 달라진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 연재글에서 제가 건강한 몸(운동, 식습관, 수면), 건강한 정신(긍정적 사고, 독서), 능동적 행복(취미와 성취감)을 위해 노력한 과정과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공유하려 합니다. 당신의 삶에도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다음 회에서는 '건강한 몸만들기'와 '5분 산책이 불러온 기적'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