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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ha Mar 13. 2023

생각의 전환

 참 불만이 많은 사람이었다. 이곳에 있으면 저곳의 나를 떠올리고, 저곳으로 가면 다시 이곳을 그리워하는 , 지독히도 만족을 못하는 사람이었다. 이전의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불평만 늘어놓는 사람이란 걸 자각하게 됐다. 


 서울에 오고 1년 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비로소 깨달은 건 스스로를 인정하는 것이었다. 스스로가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인지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최근에 사람들을 통해서 배우게 됐다. 나의 가능성의 한계를 짓지 말라는 유명 인사들의 명언들과는 별개로, 지금 여기의 나를 인지하고, 인정한 이후에 여기서 내가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에 좀 더 포커스를 두는 것. 최근 만난 멋진 사람들이 나에게 가르쳐 준 멋진 삶의 자세였다.


 일을 하면서 가끔 누군가가 나에게 경력이 아깝지 않냐고 물을 때마다 감정에 동요가 일며 '내가 지금 이 일을 하고 있는 게 맞나?'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때가 있었다. 마음의 여유가 없던 지라 모든 생각과 행동이 조급했던 당시 어떻게든 이 상황을 나와야 한다는 강박이 심했다. 그러나 최근 한 유튜브 영상을 접하면서 나의 생각은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만족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어딜 가도 만족하지 못할 것이고, 이 자리에서 하나라도 배울 점이 있다 생각하고 그 부분에 집중하면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다. 결국엔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점이다'라는 문구인데, 투박한 문구이지만 뇌리에 깊게 박혔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정말 다양하지만 그중 오퍼레이션 업무가 주를 이룬다. 이전까지만해도 정리가 되지 않는 이 일들을 처리하면서 머리 아프고 성가시게만 느꼈더라면, 요즘엔 여기서 내가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좀 더 생각해 보게 됐다. 회계사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처음 듣는 단어들에 버벅거리기도 하고, 이해가 되지 않아 울고 싶을 때도 있지만, 이제는 내가 이곳을 경영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수많은 자기 계발서에서 생각을 전환해 보라는 말을 들어왔지만, 스스로가 절실하게 바꿔야겠다고 느낀 순간 약간의 각도를 틀었다. 경영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부분이 '회계'인 만큼 언젠가 되어 있을 미래의 경영자인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차근차근 일을 처리하고 있다. 지난 금요일 밤늦게까지 끙끙거리다 어느 정도 조각이 맞춰져, 노트북을 끄고 집으로 가는 그 길의 공기는 아직도 잊히지 않을 정도로 상쾌했다.(물론 여기에 굽네치킨 고추바사삭과 보이즈플래닛은 짜릿함 한 스푼 더해줬다.)


  매번 '이게 아닌데...'라고 되뇌던 내가 '오히려 좋아'라고 생각을 전환할 수 있었던 건 어쩌면 내가 살아남기 위해 바꾼 전략일 수도 있다. 습관은 적어도 100일 정도는 지나야 굳혀진다고 하기에 이 삶의 태도를 견지하기 위해선 아직은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날씨와 호르몬에 따라 감정의 기복이 심한 내가 또 언제 동굴을 파고 들어갈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각도를 조금 틀어 생각하는 태도에 변화를 줬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칭찬해줄만한 일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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