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회사원이 되었습니다.

 성장하기 위한 선택이길 바라요.

  사람들을 가르치고, 어떤 정보를 전달함에 있어서 일적인 만족도를 얻는다는 것을 깨닫고 난 후, 프리랜서로서의 삶을 선택했다. 강의도 진행하고, 관련 콘텐츠를 만들고 종종 행사도 진행했다. 특히 강의를 하면서 인사이트를 크게 얻었는데, 수강생들은 테크닉이나 어떤 이론들 보다도 실생활에서 바로바로 써먹을 수 있는 강력한 묘책을 원했다. (물론 그런 건 존재하지 않는다.) 그나마 유용한 건 실생활 속에서 직접 체득했던 경험들뿐인데, 확실히 이 부분에 있어 나의 역량은 아직 부족했다. 회사원으로서의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책을 통해 아무리 필기해 가며 공부한다고 해도 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모르는 부분이 너무도 많았다. 더 많은 경험과 내공이 쌓여야만 질 좋은 콘텐츠를 양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무렵이었다.

 그러던 중 아주 좋은 조건으로 외국계 반도체회사에서 스카우트가 왔다. 이제 갓 한국에 진출하려는 회사인데 방송인으로서의 경험들을 잘 살릴 수 있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PT를 진행하고 고객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었다. 세일즈와 마케팅을 오가는 역할인데 여기서 아나운서의 역량이 필요하다며 입사 제안을 한 것이다. 대표님은 같이 만들어나갈 수 있는 초창기 멤버들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점, 회사의 성장이 아니라 나의 성장을 진심으로 돕고 싶고 구체적으로 방향을 제시했던 점이 나를 다시 회사원의 길로 선택하게 만들었다. 

 부모님을 비롯한 주변 지인들은 정말 괜찮은 회사가 맞는지, 그간의 준비한 것들이 아깝지 않은지 물어보며 계속 나를 걱정했다. 그런 걱정들을 들을 때마다 최근까지도 많이 흔들리고 넘어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항상 잘 커나갔지 않냐며 이번에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내 의지에 따라 회사 생활과 프리랜서 활동 모두 잘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엔 모두 내가 하기 나름이라는 걸 알고, 믿을 수 있는 근거는 '성실함' 이기 때문이다. 

 흘러가는 대로 흐름에 따라 잘 살고 있다. 어쩌다 보니 돌고 돌아 여기까지 왔나 싶은데, 결국에 닿는 생각은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고 있단 것이다. 아마 그동안 치열하게 고민하고 울면서 좌절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묵묵하게 잘 견뎌냈고, 그에 대한 대가로 삶의 흐름에 순풍이 불어오고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