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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ha Oct 22. 2024

 건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

  게임 캐릭터에 비교하자면 20대에는 무료 아이템으로도 그럭저럭 살아갔지만, 30대에는 확실히 유료아이템을 구매해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언니들의 이야기를 이제야 곱씹어본다. 바쁜 일상 속에서 적절한 타이밍에 쉼을 두고, 그 사이 질 좋은 음식을 잘 챙겨 먹어야 하건만 요 근래의 나는 나를 너무 과대평가한 나머지 그 어떤 것도 챙기지 못했다. 머리 감을 때마다 한 움큼씩 빠지는 머리카락들을 보면서 지레 겁먹고, 모니터를 보다가 눈 밑이 파르르 떨리는 걸 감지할 때마다 속으로 '비상'을 외치다가도 얼마 가지 못한다. '나는 체력왕이니까.'라며 계속 밀어붙이는 나를 보면서 주변에서는 '저러다 훅 간다'라며 걱정을 한다.


 평상시 나의 인스타 피드를 보거나, 겉모습만 보면 차분해 보인다는 말을 듣는 편이다. 하지만 사실 나는 이른바 '소소한 도파민 중독자'다. 운동도 bpm 180은 넘어야 운동한 기분을 조금 맛본 느낌이고, 일을 통해 얻은 도파민은 나를 잠 못 들게 한다. 그리고 그런 도파민에 중독돼 계속 밀어붙이고 요 근래 7시간 이상 잠을 자본 적이 있나 싶다. 오늘 하루만 해도 '피곤해 보이시네요.'라는 말을 몇 번 들었는지 모르겠다.


 최근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을 읽었다.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신간이 나올 때마다 늘 챙겨보며 그분의 안녕을 빈다. 작년 8월 이후 인스타피드로만 드문드문하게 보인 일상으로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 그 사이 건강에 적신호가 생겨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늘 건강한 음식을 챙기고 바지런하게 살아가는 작가님도 경각심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데, 내가 뭔데 건강에 대해 과신을 하는지 다시금 반성한다.


퇴근길, 오늘은 꼭 건강한 식단을 지키리라 다짐하며 비장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가방이며 노트북이며 다 던져두고 채소와 올리브유를 곁들인 건강한 저녁식사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식사며 생활이며 모든 방면에서 건강하고 윤기 나는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늘 나를 위한 음식을 잘 차려먹고, 환절기 건강 이슈를 달고 살지 않는 그런 삶. 다시 한번 생활 리듬을 점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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