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팀장이면 돌아봐야 할 것들(2)
팀장이 되고 2년차, 다 안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아무 것도 몰랐던 일처럼 되면서 스스로에 대해서 깨닫게 되었다. 팀장이면 돌아봐야 할 것들이 있었는데 나는 너무 앞으로 혼자 돌진했던 것이다. 월드컵에서 골을 넣고도 팀이 지는 바람에 눈물을 흘리는 주장의 모습처럼 나의 완장은 내 팔이 부러질만큼 나에게 무거운 짐이었다.
팀장이라면 현실적으로 이런 것들을 돌아봐야 한다.
1. 팀원들에게 현실을 반영한 청사진을 주어야 한다. 수명과제, 당면과제의 처리는 너무 중요하지만 그 결과가 어떠할지를 노련하게 말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정말 신임 팀장이 아니라면 맞아가면서 몸으로 배우기 때문에 할 것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의 구분선을 점점 뚜렷해 지게 된다.
2. 감정을 버려야 한다. 우리는 동아리가 아니다. 전략적으로 생각하는 습관도 모자르면 손바닥에 적어 놓고라도 실리가 없는 일을 자신도 팀원들도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누가 누구를 위해 희생할 수 없는 세상이다. 일이 완수가 된다고 해도 누구도 만족하지 못할 수 있다. 이건 이기주의는 아니다. 이런 시작점이면 우리와 협업을 하는 팀이나 개인도 그리고 조직도 이익이라는 걸 추구하면서 갈 수 있다. 서로의 명분으로 서로를 괴롭히지 않을 수 있다는 거시다.
3. 나만 단독 드리블이 아니다. 팀원들도 자신의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게 해야 한다. 단순한 동기부여가 아니라 1번의 청사진과도 연계되는 우리의 일이 되어야 한다. 습관적으로 내가 당신을 도와준다는 말이 아닌 당신과 함께 한다는 말을 해야 한다. 그게 계속되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협업 트랙에서 같이 달리게 되는 것이다.
4. 공정할 수 없지만 공정한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 일을 자로 잰 듯 자를 수도 없고 자른다고 해서 더 나아질 것도 없다. 세 명의 팀원이 있다면 세 명에게 균등하고 공정하게 일을 부여할 수도 없고 성과 역시 공정하게 나눌 수 없다. 그렇다면 하는 방법이라도 공정해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공정은 최소한의 공정이다. 부당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공정, 결국 누구 하나가 희생해야 한다는 것을 강요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진행과 결정 모두 함께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팀장은 많은 에너지가 필요할 것이다.
5. 팀원들에 대한 talent management가 필요하다. 이는 지속적인 관찰과 관심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인사카드를 보고 알 수 있을 거라면 사람은 겪을 필요가 없다. 특기와 강점을 파악해 내는 것이 나와 팀원을 모두 살리는 길이다.
6. 공동체 의식을 억지로 만들려고 하지 말아라. 우리는 조직을 떠나면 개인이다. 하지만 조직 안에서는 팀이라는 하나의 구조 속에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모두가 수평적이라고 느끼고 각자의 역할을 다하고 합쳐져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면 강요하지 않아도 공동체 의식은 생긴다. 다만 그 수평이라는 건 각자가 스스로의 역할을 다하고 개개인이 특기가 있어 서로 필요할 때 생긴다. 누가 누구를 데리고 가고 가르치고 하는 관계에서는 위아래라는 구조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건 사람의 희생과 보상심리와도 연계된다. 진짜 공동체가 되려면 각자의 실력을 키우고 서로가 필요해야 한다.
7. 효율성을 앞에 두어야 한다. 친구들이랑 신입사원 때는 파티션 너머의 부장이 일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오랫동안 자리를 깔고 앉아 있어서 퇴근을 못한다고 푸념을 했었다. 그런 상황이 지금은 아주 많이 달라졌을까? 주 52시간 근무에 사람들이 예민해 하는 걸 보면 세상은 많이 변화한 것 같지는 않다. 여전히 야근은 많고 열심히 일하는 미덕처럼 간주되고 몸으로 때우는 사람은 많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든다. 팀을 이끌어 가려면 모든 일에 효율성이 있어야 한다. 내가 아무리 명분 싸움을 하고 있어도 팀원들은 그 길고 방대한 과정을 이해하거나 이해할 생각이 없다. 그리고 그들은 내가 그렇게 길게 싸우고 있으면 어차피 우리가 할 일이 될 것이라는 슬픈 예감이 현실이 될 것이라는 것도 안다. 이왕 할 일이라면 더 나는 아이디어와 방법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