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팀장에게 성과의 의미
조직에서 팀장은 성과를 실질적으로 만드는 사람, 선수이자 코치다. 과거에는 코치역할을 했으면 하는 감독이었다면 지금은 코치역할을 하고 싶은 선수라고 보는 게 더 맞다는 생각이 든다. 팀장이 되면 숫자에 시달리게 되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이겠지만 현재는 과거와 같이 숫자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더 많은 시달림 속에 살아가게 된다.
팀장에게 있어 성과란 무엇일까? 성과는 매출일까? 성과는 매일 보는 말처럼 창출할 수 있는 것일까? 나는 영업을 하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숫자를 만들어 내지? 이런 생각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게 된다. 직접 세일즈를 하지 않으면 공헌을 해야 하는데 그 공헌이라는 것이 참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된다. 그래서 많은 팀장들이 무임승차를 원하지만 매월 정기적인 회의가 진행되면 서부활극에 나오는 것처럼 잠시 긴장을 늦추고 있다가는 권총을 든 옆에 팀장이 총을 쏘며 말길질을 해 마차에서 떨어뜨린다. 그건 옆집 누군가가 될 수도 있고 나의 상사가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현실적인 것은 성과는 개인에서 보너스 황금이나 에너지를 얻는 것처럼 눈에 보일 때마다 챙겨야 하는 것이고 때로는 남이 가진 것에 발을 걸쳐서 일부를 빼앗아 와야 하는 것이다. 이게 싫으면 팀장 생활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매월 첫 주, 마지막 주에 반복되는 리더들의 회의에서 가장 오랫동안 싸우는 주제는 주어진 일을 누가 할 것이냐는 것이다. 옛날 말로는 주무관을 누가 맡을 것이냐는 건데 이 또한 참 어려운 문제다. 왜? 주무를 맡은 사람이 그 결실을 모두 차지하지 못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프로세스형 조직에서는 마지막의 결실에 대해 누구의 공헌이 더 큰가를 다투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면 우리가 속칭 이야기하는 가르마를 타 주면 되는데 누구도 심지어 내 직속상사도 그 빗질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결국 내 상사는 한 발 물러서서 실무팀장들의 싸움에 훈수를 둔다. 마치 유체이탈한 듯이 전지적 작가 시점을 취하면서 테두리 안의 싸우는 그림을 감상한다.
이런 싸움이 너무 지리멸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열심히 일하고 내 성과에 대해 주장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그 결과 내가 던진 탱실한 한우 한 조각은 여우와 사자와 호랑이 그리고 하이에나에게 싸움의 근본이 되었다. 한우는 내가 가져왔는데 말이다. 성과를 양보하지 않는 것을 즐기는 것도 성과에 발을 담글 수 있는 옆 팀을 견제하고 때로는 끼워주는 것도 팀장이 해야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성과를 만든 팀원들에 대해서 칭찬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실적인 노력을 인정하는 것도 팀장이 꼭 해야 하는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회식자리에서 술먹은 팀원들에게 붙잡혀 한숨과 넋두리를 듣느라 밤새 집에 못 들어갈 수도 있다.
그리고 성과를 예상해야 한다. 그래서 만들어진 자기 근육을 잘 조절하고 활용할 수 있다. 몸을 크게만 만들고 힘을 쓰지 못한다면 그 또한 바보같은 모습이 아닐 수 없고 만들어진 성과는 내가 칼을 휘둘러야 할 때 나의 든든한 라이트 세이버(스타워즈의 광선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