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팀장

26. 현실적인 트레이닝에 대한 생각(1)

by 오얼 OR

진짜 역량과 진짜 성과

사람들은 흔히 교육이라고 말한다. 큰 범주에서 보면 교육이 맞겠지만 실제로도 그걸 교육이라고 이야기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대비해 학구열이 높다고 한다. 근데 다들 물어보면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만 해야 하는 사람은 많으니 그냥 생계를 위해서 해야 하니까 한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있다. 단정지어 이야기하지 않는 이유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싶어서도 있고 위험성을 줄이고 싶어서 그런 것도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따지고 보면 먹고 살기가 괜찮다면 공부는 굳이 안하고 싶은 사람이 주변에 많다는 생각은 든다.

교육기획을 하는 팀장으로 몇 년 간을 지내면서 전사에 그룹에 또 컨설턴트로 나와서 고객사에 체계를 수립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강의하는 사람으로 살면서 생각해 봤다. 기업에 사는 사람이 가져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역량이라는 게 다 채워지면 모두 일을 잘 하게 될까? 핵심가치가 머리에 새겨지면 그 사람은 그 기업의 가치와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을까? 아이러니컬한 것은 기업을 교육하는 회사 중에 자기 회사 구성원에 대한 트레이닝이 체계적인 곳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내가 유일하게 재직한 스타트업의 한 대표가 그래도 한 얘기 중에 내 머리 속에 남아 있는 말은 "우리도 안 하는데 남한테 어떻게 좋다고 말해요?"였다. 그 하나는 그 분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럼 진짜 역량과 그것이 만들어 낸다는 성과는 무엇인가?


70:20:10의 나름대로의 해석

한 10년쯤 이 일을 하다가 70:20:10이라는 숫자를 만났다. 함께 일하던 본부장님은 '이게 뭐 그냥 숫자로 만들어 놓은 것이지 현실은 벌써 이렇게 되어 있지 않냐?'라며 지나갔다. 당시 일하던 대표는 이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려고 많이 노력했지만 내가 보는 관점에서는 이 숫자는 발명이 아니라 발견이었다.

보통 팀장들은 새로운 업무나 프로젝트가 주어졌을 때 잘하는 애들을 떠올린다. '누구랑 하면 금방 결과가 나오겠다. 걔랑 하면 성과를 내겠지?'라는 생각을 하지 상/중/하로 팀원들의 수준을 나눈다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될수록 중/하와 노력과 개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진행하려는 팀장은 없다. 가끔 있을 수도 있겠지만 지쳐서 나가 떨어지거나 그나마 유지하던 팀원과의 인간관계 마저 일이 끝나고는 최악으로 치닫을 수 있다. 생각보다 팀장에게 시간은 많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제일 잘하는 친구랑 맨날 일을 할 수는 없으니 중/하인 친구들에게도 일을 맡겨야 하는데 그렇다고 일상적인(routine) 일만 맡기면 팀원들 짬밥은 모두 늘어나고 같이 인센티브를 받는 이 아름다운 공동체 구조에서는 서로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모든 새로운 일이란 결국 수없이 리턴되는 보고서와 머리, 엉덩이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6시에 늘 가방메고 오늘은 뭐 먹을까 생각하면서 나가는데 어떤 사람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머리르 쥐어짜고 한 자, 한 자 보고서를 만들면서 날을 세우고 있다면 그들 사이에서도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자면 일단 70:20:10을 실현하기 위해서 중/하인 친구들에게도 일에 참여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좋게 얘기해서 일에 대한 기회이지 별 생각 없이 그냥 즐겁게 사는 사람에게 고민과 스트레스를 안기는 것이다. 성장과 개발이라는 말로 좋게 포장하지만 어떤 이에게는 그게 괴롭힘 이상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팀장은 가장 중요한 경험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 경험은 기회에서 시작되는데 '처음부터 그 친구는 이 정도는 아니니까'라고 배제해 버리면 시간이 갈수록 그 자원에 대한 효용성은 낮아지게 되고 결국 도태라는 길로 접어들게 만드는 셈이 된다. 가장 세련된 말로 동기부여와 독려를 실행해야 하는 게 그게 우리가 현실적인 70:20:10의 시작일 수 있다. 그럼 대체 별 의지 없는 사람을 강력한 의지를 가진 사람으로 만들 수 있을까? 지금도 고민하고 일부 실행해서 성공한 적도 있지만 참 어려운 일이다. 사실 늘 안 하고 싶지만 가진 자원이 한정적이라 늘 할 수밖에 입장에 놓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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