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어쨌든 나를 성장시킨 리더들, 내가 그들을 통해 배운 리더십(3)
그냥 세대차는 아니다.
리더에게 요구하는 사항들은 과거의 절대지표인 숫자에서 벗어나 정량과 정성이 종합적으로 포진되어 있고 팀장이 된다고 해서 권력을 휘두르는 것도 아니다. 리더는 늘 사람과 일하고 있기 때문에 요즘 팀장들이 가장 많이 느끼는 부분은 과거와 같은 통제나 관리, 공감과 대화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팀장생활을 1년 정도 한 시점에 그룹 TFT에서 일할 기회가 있었는데 거기에 온 한 선배 팀장님이 새벽까지 같이 보고서 작업을 하다가 이런 얘기를 던진 적이 있다. “그룹 공채로 들어온 팀원이 한 달 전에 사표를 냈는데, 그만 두겠다고 한 날이 입사 1주년 며칠 전 인 거야. 1년 가까이 다녀보니 조직문화는 폐쇄적이고 꿈과 비전이 없다고 하더라고. 그래 뭐 그만두는 건 자기 선택이니까. 갈 곳은 있냐고 물었더니 없데. 그럼 며칠만 더 다니면 퇴직금이 나오니까 며칠만 더 있다가 그만 두고 퇴직금 받아서 얼마 안되겠지만 새 직장 구할 때까지 살아야 되지 않겠냐? 라고 했지. 그 친구한테 돌아온 대답이 뭔지 알아? ‘저희 집에 돈 많은데요.’였어. 할 말이 없더라고 돈도 필요 없나 봐. 거참 생각해서 얘기한 건데.” 나는 그 분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선배님, 그 친구 정말 하루도 다니기 싫은 거 아니었을까요? 중소기업 같았으면 사표 던지고 내일부터 안 나왔을 친구인데 그나마 대기업이라 절차가 있으니 그건 지켰나 보네요. 다른 건 안 물어보셨어요?” “그런가. 요즘 친구들은 그래? 난 잘 이해가 안돼서.” 한 조직에는 딱 보기에도 많은 세대 차가 존재한다. 현재 우리 팀 막내와 내가 20년 차이가 나는 걸 봐도 금새 그런 상황은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팀장들, 나를 비롯해서 과거에 갇혀 사는 사람들이 많다. 과거에는 더 과거의 사람들을 욕하면서 살았지만 이제는 생각의 중심을 좀 옮겨야 할 시기가 왔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고객과 미팅을 하면서 팀장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밀레니얼 세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무조건 팀장에게 팀원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라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함께 지내기 위해서는 경험이 많고 스킬을 발휘할 수 있는 팀장이 바뀌는 게 조직 내에서는 더 쉬운 일이기도 하다. 사회가 어려워지고 경제지표가 바닥을 찍으면서 우리는 멀고도 가까운 나라 일본처럼 변해가고 있다. 요즘 조직 내에서 느끼는 큰 변화 중 하나는 일본의 ‘사토리 세대’, 우리나라로 이야기하면 한참 이야기가 나왔던 ‘다포 세대’가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우리나라는 이명박근혜로 대변되는 10년의 세월 동안 사회구조와 경제상황은 좋다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방황을 거듭하고 있고 취업과 공무원 시험으로 대변되는 일자리 문제는 풀리지 않고 있다. 나도 느끼고 있지만 요즘 중소기업에는 사람을 선발하기가 어렵다. 과거 대기업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채용에 대한 어려움까지 겪고 있는 현실을 보면 답답할 때도 있지만 이런 처우에 그런 비전이라면 ‘내가 20대로 돌아갔을 때 과연 지금의 일터를 선택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이야기가 좀 삼천포로 빠졌는데 어쨌든 팀장도 이제는 팀원과 더불어 일하는 방법을 익히고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이야기하는 ‘꼰대’로 분류돼서 좋을 일은 아무 것도 없다. 일정 부분 노력이 필요하다면 노력을 해야 하는 게 순리이기도 하다. 과거만 생각하고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그 때가 좋았지.’라는 생각만으로는 앞으로 더 나아가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신세대를 이해하는 양 나이에 걸맞지 않는 쓸데 없는 행동과 오버를 일삼는 것도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말라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