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리더의 조건_당신은 어떤 시각으로 스타트업을 바라보고 있는가?
스타트업도 기업인데 왜 소기업이라도 하지 않고 굳이 와 닿지도 않는 ‘Start up’이라는 말을 사용하는지 모르겠지만 이 외래어를 남용하거나 왜곡하는 사람도 이 나라에는 적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1년 안에 폭삭 망해서 자취를 감춰버리거나 흥해서 외부의 투자를 받고 매출이 늘어나고 사업이 확대되거나 스타트업은 늘 사람 때문에 일어나는 일을 피할 수 없다.
스타트업이나 대기업이나 어차피 일은 사람이 하는데 ‘대기업에는 사람으로 인해 일어나는 문제가 없냐?’라는 말을 물어본다면 ‘없다.’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세월은 무시할 수 없다고 상대적으로 제도적 보완장치가 많은 대기업은 ‘인적(人的) 문제점’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물론 도덕이나 윤리나 그런 문제점은 어디에나 있다. 하지만 ‘일’로 발생하는 사고는 스타트업이 몇 배 더 많을 것이다.
앞으로 ‘스타트업 리더의 조건’으로 계속될 이 글은 조직에 몸담은 일원으로 그리고 리더로 사람과 조직은 개발하는 컨설턴트로 스타트업의 사업을 기획하는 리더로 직장생활을 한 내 경험과 그동안의 연구를 통해 쓰는 진솔한 나의 의견임을 이야기하고 싶다. 겪어 보지도 않았으면서 너무 아는 체도 많이 하고 그 분야의 구루(Guru)도 아니면서 끝도 없이 아는 것처럼 자신을 포장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 나는 그렇게 뛰어난 사람은 아니지만 지금도 계속 리더와 리더십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고 한 줄, 한 줄 사람과 조직에 대한 레포트를 늘려가고 있는 평범한 연구인으로서 스타트업의 리더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보고자 한다.
이 글이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스카웃 되어가는 리더들과 스타트업의 입성에 도전하는 많은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2010년부터 6년이라는 시간동안 트렌드 서적의 공동 집필진으로 활동하면서 나름대로 사회의 새로운 내용들을 많이 찾고 접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몇 년 전 스타트업에 리더로 추천을 받아 들어갈 때까지 스타트업이라는 말에 대해 별로 인식을 하고 있지 못했다. ‘그냥 가면 되겠지. 그래도 나는 팀장으로 가니까 뭔가는 있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사업을 하느라 벌려 놓은 일들을 추스르며 입사일을 맞추기에 바빴다. 그리고 출근하기를 일주일. 한 마디로 아무 것도 없었다. 일도 사람도 사업도 체계도 프로세스도 그리고 일할 조직도 어디로 가야 하는지 길을 잃은 기분이었다. 다만 대기업에서 생활하던 때 느꼈던 ‘관리나 통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놀고자 하면 한도 끝도 없이 놀 수 있고 반대로 일하고자 하면 정말 한 땀, 한 땀 수를 놓는 아낙의 모습처럼 아무 것도 없는 백지에 무엇을 그릴까 구상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생각 이상의 좋은 학력과 능력을 가지고 있어 놀라웠지만 그게 일의 효율이나 성과를 내는 것으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았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외국어와 칸막이 하나 없이 휑한 사무실의 풍경, 모든 것이 새로웠지만 쉽게 받아들이기에는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다.
다만 내가 믿는 것은 도와줄 사람 없이 맨 바닥에서 사업을 일으켜 본 경험과 새로 일으키는 사업 분야에 기획과 개발, 운영을 모두 직접 내 손으로 해 보았다는 객관적인 사실 뿐이었다. 하지만 그 때까지도 한 가지 믿는 것은 있었다. 여기는 대기업처럼 누가 할지, 누가 성과를 차지할지, 누가 승진을 할지와 같은 정치적인 문제에서 한 걸음 물러나 일을 설계하고 만들어서 성과를 내면 즉, 일만 잘되면 나와 조직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믿음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왜 그런 믿음을 가졌는지는 확실히 기억할 수 없지만 스스로가 대기업의 정치싸움에 많이 지쳐있었기 때문에 그냥 여기서는 일을 잘하는 것이 리더로서 가장 인정받을 수 있는 조건일 거라고 스스로 믿고 싶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