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리더의 조건_우리가 외치고 있는 우리의 일은 무엇인가?
일은 여러 가지 개념으로 우리 곁에 머물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회사에 다니는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친한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고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게 좋아서 출근하는 사람도 있을 수는 있겠지만 아침 출근길 발걸음이 무거운 대다수의 사람들이 느끼는 것은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누구든 사람은 인정과 칭찬을 먹고 사는 존재이기 때문에 내가 그 일을 잘 완수해서 좋은 결과를 가져와서 개인에게도 승진이든 금전적인 보상이든 무엇인가를 이룰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일이 답이 없다면, 요즘 돌아다니는 짤의 한 장면처럼 답도 없고 문제도 없는 웃지 못 할 경우도 있겠지만 기업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 퇴사하면서 흔히 얘기하는 ‘사람과의 관계가 어려웠다’는 말은 일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어려웠다는 말이고 ‘나의 발전, 나의 비전과 조직의 비전이 일치하지 않았다’는 말은 도대체 매일 바쁜데 되는 일은 없고 성취도 없고 뭘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스타트업은 이미 체계가 잡혀진 대기업의 관점에서 보면 주먹구구인 일이 너무 많다. 우리나라의 대기업도 계열사가 두 개만 되어도 서로 더 많이 차지하고 더 많은 숫자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혈안이 되기는 마찬가지이지만 대기업에서는 어떤 일에 대해서 결국에는 포기하게 되는 한계점이 명확하게 있다. 회사에 오히려 독이 되기 때문에 어떤 일은 그 이상 손을 대지 못하게 하는 뛰어넘을 수 없는 장벽이 서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에서 가장 특이할만한 점은 한계점이 명확히 없다는 것이다. 기업이 가지고 있는 모양 잡힌 절차들은 스타트업에도 존재한다. 하지만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한 가지 다른 일의 방식은 마지막 의사결정에서 되고 안 되는 기준점이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점은 이 기준점이 누구에게는 안 되지만 어느 고객에게는 허용되는 자신 스스로 공지할 수 없는 아무리 계산을 해 보아도 알 수 없는 원칙적인 원칙이다.
더 잘할 수도 있고 더 새로운 것을 발굴하고 만들 수 있는 사람도 이러한 알 수 없는 기준점에 부딪치게 되면 일을 포기하고 스트레스 속에 파묻히게 된다. 그 와중에도 자신의 의중을 알아주지 못해 섭섭해 하는 리더와 회의라도 한 번 하게 된다면 극적으로는 퇴사를 결심할지도 모른다. 꿈과 희망을 가지고 출근하는 직장일지라도 일을 하러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가장 큰 사실이다. 이렇게 고민 속에서 헤매던 한 사람의 일꾼은 직속 상사와 그의 상사와 심지어 대표이사에 이르기까지 계속 면담을 신청하지만 원하는 답을 얻어내기는 쉽지 않고 그 안에서 좌절하게 된다.
과연 우리가 말하는 일은 무엇일까? 우리가 일하는 방식은 무엇이고 일을 처리하는 문화는 어떻게 자리 잡고 있으며 결국 누구나 열심히 하고자 한다면 그 일은 완수될 수 있을까?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면서 낮도 밤도 없는 답이 없는 기나긴 회의를 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아무리 스타트업이라도 일을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정의 내려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무 준비도 없이 회의에 와서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우주정복을 꿈꿀 만큼의 ‘미션 임파서블’을 해내는 것이 우리가 뚫고 나가야 하는 목표인 것처럼 대표이사 앞에서 쇼를 하고 일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사람들에게 비전과 창의성을 이야기하면서 바보로 만들어서 새로운 숙제를 줘서 회의실에서 내보내는 리더가 있는 한 스타트업의 일은 나아질 것이 없어 보인다.
현실적인 일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리더의 자리에서 궁극적으로 자신의 입신이든 양명이든 물질이든 욕망을 채우는 것이 목표라면 구성원과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작은 사무실의 멤버로 시작해 리더가 되었던 대기업에서 낙하산을 타고 그 자리에 왔던 모두 생각해 보아야 하는 분명한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