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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현범 Feb 07. 2021

현범 氏의 일일

2018

1
일일일
월화수목금토 일만하고 일요일에는 책임감 하는 요즘
먹고 살기 위해 평생 일해며 살았지만, 요즘처럼 일만 하는 삶은 처음이다
내 하루 그 1에 일 빼고 남는 것은 .몇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0에 수렴한다

하루 평균  약 11시간 동안
약 60층계를 오르고, 약 만 보, 육 키로를 걷거나 뛰는 노동량
덕분에 핸드폰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다리에 나는 쥐가 아침마다 나를 깨운다

29
삼재에 아홉 수
그런거 하나도 믿지 않지만, 설마 혹시 싶은 요즘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던데, 젊음은 20대까지만일까
20대의 마지막이라 그간 못 샀던 고생을 몰아 사는 걸까
암만 그래도 너무 헐값에 사는 기분이다 젊다는 게 한 밑천이긴 한가보다
30이 되어 밑천이 떨어지면 나는 무얼 사고 팔까

1 29
하필 올해가 삼재라서
하필 29이라서
29는 하필 소수라서
공약수가 1과 자신 뿐이라서
내 一日에는 일(業)과 나 뿐이다
누구라도 끼어주고 싶은데
끼겠다는 이 없으니 깜빡이도 켜지지 않고

그렇다고 누가 끼겠다면 끼어줄 수 있을까
日에서 일(業) 빼고 나면 남는 건 쩜 몇 뿐이라
그 뿐이라 나는 내가 너무 소중해
콩 한 쪽은 나눠 먹더라도
소수쩜 밑에 모인 내 하루
너무 소수라
더는 나누지도 못하는
현범 氏의 一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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