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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현범 Feb 09. 2021

시로이 코나유키가 훗테 코코로니 토도쿠요

winter song

08년이었나동네의 이자카야에서 일을 했었다외로운 사장님과 함께하는 유일한 직원이었던 나는 사장님의 예쁨을 받았고근무가 끝난  그의 넋두리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초과근무 수당을 받을  있었다 번은 이모뻘의 손님이 나한테 30살이냐고 물어서 충격을 받은 적도 있었다그때 나는 열아홉이었는데어느 아저씨는 생맥주는  따른다고 칭찬을 해주셨다열아홉이었는데
가끔은 전날 사장님의 술자리  난장판을 홀로 치워야  때도 있었고영업을  한다고 미리 고지하지 않아서 출근했다가 바로 귀가하는 허무한 일도 있었다그만둘 때에는 나의 재수 기간 동안 독서실비를 내준다는 그의 말에 손사래를 치며 나왔었다부담스러웠지만어찌 됐든 호의였을 그의 태도는 마지막 급여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는 탓에 불호로 바뀌었다
그곳을 시작으로 여러군데서 오랫동안 일을 해왔다지나온 매장들 마다 기억에 남는 것들이 있기 마련인데, 08년의 이자카야에서는 온갖 튀김 냄새가 잔뜩 베어 남았다튀김 가루는 눈꽃이라고도 하던데하얀 눈이 흩날리는 어느 겨울에 나는 튀김옷을 입고 다녔다그리고  남은 것이 키로로의 겨울노래
사장이 고른 일본 노래가 무작위로 흘러나오던 앰피쓰리에서 어느 순간  노래가 나왔다일본인 특유의 영어 발음으로 노래하는 "윈타쏭" 겨울의 손님 없는 어느 이자카야와   어울렸다
지인들과 오뎅탕을 먹기로 약속했다뚝섬의 어느 이자카야로 오라고 했다뚝섬은 07년인가   정도 가보고 처음 가는 곳이었다이자카야의 이름은 코코로코코로라니 너무 귀여운 이름이다.라는 생각과 함께 윈타쏭이  올라 급하게 검색했다그러나 검색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찾아낸 것은 코코로의 뜻이 마음이라는 윈타쏭의 가수는 코코로가 아니고 키로로라는 .
윈타쏭을 듣고 있자니오뎅탕에는 겨자와 간장을 빼먹지 않고 챙겨야 되고 도쿠리는 오천 원인데 전자렌지에 데우면 된다는 그리고 락교는 낫또와 발음이 비슷하지만전혀 다른 것이라는  한창 외던 날이 오버랩되더라당시의 부담스러운 호의를 보인결국 불호로 귀결된 사장님은 상호를 바꾸는  번의 고초를 겪다 가게 위치마저 바꾸면서 아직 동네에 남아있다마주쳐도 아는체하진 않지만이제는 불호의 감정도 전혀 남지 않았다그렇다고 마주칠  아는 체하는  아니지만
와중에 다행인 것은  노래를 알아챘다는 찾아냈다는 코코로라는 귀여운 단어가 마음이라는 따듯한 뜻이라는 코코로에서 좋은 사람과 좋은 시간을 보냈다는 바닥에 눈이 쌓였다는 튀김은 맛있다는 시로이 코나유키가 훗테 코코로니 토도쿠요 winter song(하얀 가루 눈이 내려 마음에 닿는 겨울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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