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생명의 위력
나의 물고기는 힘차고 똑똑하다.
구석에 박혀서 자던 게 연기로 느껴질 정도로 하루하루 힘찬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게 분명하다. 게다가 내가 뭔가 꺼내러 어항 앞을 어슬렁거리면 강아지처럼 앞에 나와서 팔랑팔랑 헤엄을 친다. 위아래로 자맥질을 하는 모습을 보면 내 모습에 스트레스(마치 진격의 거인 속 거인처럼)를 느끼는 건가 싶어서 몬스테라를 앞에 뒀는데. 아무 상관이 없는 듯하다. 지능이 높은 동물은 식탐이 높다던데, 고지능 물고기인 것이 분명하다.
덕분에 아침 세수 전에 어항 청소와 먹이 주기가 강제 루틴으로 자리 잡았다. 놓치면 찾기 힘들 정도로 작은 크기의 가루 같은 사료 하나를 띄워주면 마치 특공대처럼 전력으로 먹이를 따라간다. 그리고 웃기게도 밥을 '와구와구' 씹어먹는다. 혹시나 사료가 남아 수질이 오염될까 해서 다 먹을 때까지 지켜보는 편인데. 어쩜 저렇게 작은 몸에서 저런 에너지가 나오나 싶을 정도다. 한 번은 호기심에 먹이를 손가락 끝에 붙여서 수면 위에서 줘봤는데 엄청난 파워로 손가락 끝에 있는 먹이를 잡아챘다. 마치 ET와 손가락을 댄 인간처럼 전율(!)을 느꼈다. 손가락 두 마디 만한 작은 몸에서 이런 힘이 나온다니. 그 뒤로 자리를 비우거나 외출할 때는 꼭 어항 뚜껑을 닫았다.
녀석과의 거리감을 위해서 책상을 다섯 걸음 정도 떨어진 곳에 두고 작업을 하다가 가끔 어항을 보곤 한다. 10리터의 네모 반듯한 어항에서도 오늘도 녀석은 바쁘다. 녀석을 보고 있자면 절로 에너지가 차올랐다.
물론 네가 시간이 지나 기력을 잃고 무기력해진다 해도
그때도 나는 그때의 너를 사랑할 준비가 되어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