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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준 Mar 31. 2016

너 삼겹살 먹어봤냐?

무슬림에게 물어보았다.

이곳은 터키 남부에 있는 우르파의 어느 작은 마을. 숙소에서 잠을 자려고 하는데 하늘에서 굉음이 들려왔다. 그것은 분명히 전투기 소리였다. 뭔가 이상했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는데 루이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본아베띠" 프랑스어로 아침 맛있게 먹으라고 하는 말이었다. 나는 아침식사를 하고 루이는 담배를 폈다. 담배가 거의 다 탔을 무렵. 나는 루이에게 오늘 뭐할 거냐고 물었다. 루이는 내게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오늘 저녁에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는 얘기였다.  

그리고 그는 내게 이어서 말했다. "내가 가는 곳은 하란이라는 곳인데 그곳은 전쟁이 일어나는 곳이다. 나는 이라크에서 3개월 동안 활동하면서 전쟁의 아픔을 눈으로 직접 보게 되었고 이를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그곳으로 갈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내게 동영상을 하나 보여주었다.

그것은 바로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여러 개의 텐트였다. 이 안에는 150만명의 사람이 살고 있다고 했다. 그들은 철저히 통제당하고 짓밟히고 있기 때문에 그 현실을 이 사회에 고발하고 싶다고 했다.

얘기를 더 하다 보니 어제 지나간 폭격기는 영국 혹은 터키에서 보낸 전투기였다. 폭탄을 갖고 간 전투기는 수백 명을 죽이고 돌아왔을 것이다.


숙소에 있는 아저씨에게 욥과 아브라함에 대한 정보를 물어보았는데 자꾸 딴 소리만 한다. 욥이 어떤 사람인지 설명하고 욥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한다. 혹시나 다른 내용을 말할까 들어보았는데 하나도 다를 것이 없다. 그래서 내가 그 이야기를 알고 있으니 가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자 길을 알려주다가 다시 욥 이야기를 한다. 나중에는  손빨래해도 되냐고 물어보니까 아브라함과 그 아내 얘기를 한다. 터키인은 다 좋은데 너무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하는 게 흠이다. 블루투스 키보드로 타이핑을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점점 몰려들고 있다. 와서 다 "헬로 헬로"한다. 물어보면 실속 없고 가만히 있으면 와서 귀찮게 한다. 날 제발 내버려둬.


창세기 25장 7,8절 아브라함이 기운이 다하여 죽었다고 나와있는 반면에 코란 엔비야 68,9절에 보면 아브라함이 불에 타서 죽은 것으로 나와있다. 이유야 어쨌든 아브라함이 죽은 곳이라니까 오게 되었다.  


어떤 유적의 흔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전설로 내려오는 것으로 보아 신빙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화형을 당한 아브라함의 시체는 이곳 연못에 떨어졌는데 그것이 물고기로 변했다고 한다. 실제로 이 연못에는 물고기가 굉장히 많다. 사람들은 이 물고기들을 성스럽게 여겨 잡거나 죽이지 않는다. 드문드문 물고기 밥을 파는 사람들이 있다. 물고기를 보며 신기해하는 어린아이들이 소풍을 나왔다. 여기는 모두 모스크이다. 33개의 교회가 있었다는데 모두 모스크로 바뀌게 되었다.

욥의 동굴에 다녀온 뒤에 해가 질 무렵 저녁식사를 하고 다시 연못으로 오게 되었다. 노을 지는 연못은 생각보다 아름답지 않았다. 음료수 하나 들고 노을을 바라보고 있자니 무슨 방송국 같은데서 나와서 음악프로그램을 찍고 있었다. 나는 음악 프로그램을 구경다. 여유롭게 즐기러 나온 가족들, 뛰어노는 아이들, 우르파는 확실히 안전한 곳 같았다.


얼마 있다가 맛있는  생과일주스를 먹으려고 이동하려 하는데 어떤 터키 사람이 내게 말을 걸었다. 그는 덴마크에서 일을 하다가 누나가 아파서 터키로 내려오게 되었다고 했다. 내게 차를 마시자고 하길래 따라가서 차를 마셨다. 그는 열렬한 무슬림 신자였다. 그는 내게 이슬람에 대해서 설명을 하는데 설명하던 도중 돼지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그는 "크리스천들은 돼지 안 먹지?"라고 물어보았고 "나는 크리스천인데 돼지 먹는다"고 대답하였다. 그는 충격에 빠졌다. "어떻게 돼지 같이 천한 짐승을 먹을 수가 있어?"

그래서 나는 대답했다. '예수님께서는 입으로 들어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게 중요하다고 했어. 광야에서 돼지를 못 먹게 했던 이유는 돼지가 가축으로서 생산력도  없을뿐더러 먹기만 해서 오히려 해가 되는 동물이었기 때문이야"


그는 내게 다시 반론했다. "아니야 돼지는 더러운 동물이야. 돼지 몸 안에는 박테리아가 있어. 그래서 돼지를 먹으면 병에 걸리게 돼 실제로 병원에 가면 무슬림 의사들은 돼지고기를 먹었냐고 물어봐. 그것만 봐도 돼지가 얼마나 해악 한 동물인지 알 수 있지."


그래서 나는 물어보았다. "야 넌 돼지고기 안 먹어봤어?" 그가 대답했다. "예전에 핫도그 먹었었는데 그거 먹고 배탈 났어." "삼겹살  먹어봤어?"라고 물어보려다가 뭐 더 이상 얘기해봤자  제자리걸음 일 것 같아서  그만두었다. 그는 돼지를 불결하게 생각하고 있었기에. 뭐 돼지가 얼마나 맛있는지 설명해도 모를 것이다. 돼지에 대한 얘기와 이슬람에 대한 얘기를 서로 나누며 밤이 되었다. 나는 가던 길을 마저 가고  생과일주스를  사 먹은 뒤에 숙소로 돌아갔다.


저녁에 비행기 티켓팅을 하려고 하는데 체크카드에서 결제 오류가 났다. 고장 난 체크카드 결제 시스템 때문에 잠을 자야 하는데 잠을 잘 수가 없는 상황. 포기하고 잠이 들었다. 내일 아침에 공항에 직접 가서 티켓팅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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