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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K Sep 25. 2019

기나긴 꿈

적당한 오전 10시에 일어나 머리를 묶고 기지개를 켜고 바닥을 쓸었다. 방을 옮기면서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어디에 뒀는지 잊어버려서 물티슈 한 장을 꺼내 머리카락을 치운다. 좁은 방에 침대가 있고 서랍과 TV가 있기 때문에 닦을 바닥이 그리 넓지 않다. 방바닥에 앉아 다리를 접고서 무릎에 턱을 괴고 발톱을 잘랐다. 말도 없이 자란 것을 보며 나는 또 며칠이 흘렀구나 생각했다. 잘 깎다가 튀어나간 발톱을 찾으려 손바닥으로 바닥을 쓸다가 거울에 비친 나를 봤다.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단발머리를 한 내가 발톱을 찾고 있다. 어깨에 닿을 듯 말 듯, 코끝을 간지럽히는 느낌.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 야속하게 머리카락은 자꾸만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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