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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K May 08. 2020

매일 글쓰기

[은평글방] 07. 꾸준함에 대하여


1월엔 친구들에게 "나 올해는 목수가 될 거야"라고 말했고 친구들은 "갑자기?, 그래 목수 해라" 한다. 매번 뭔가를 하겠다는 나의 다짐에 친구들도 그러려니 한다. 작년 여름엔 도배를 배우겠다며 학원을 알아봤는데 결국 안 했다. 물론 현재 목수가 아니고 나무를 다루기는커녕 키우던 선인장도 잘 지내는지 모르겠는 상황. 연남동에 바람이나 쐬러 가자고 나와선 자연스럽게 서촌으로 가고 카페 가서 공부를 해야지 해놓고 맥주를 파는 곳을 찾겠다며 길을 한참을 걸어 다닌다. 


이런 내가 싫은 건 아니다.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는 덕분에 시작하는데 겁이 없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게 좋다. 다만 조금 아쉬울 뿐. 한 가지를 완성시키지 못하고 이것도 꺼내놓고 저것도 꺼내놔서 어질러진 방 같다. 


중학생 때는 라디오 작가가 되고 싶었다. 어느 날은 PD였다가 영화인이 되고 싶었다가 지금은 소설을 쓰고 싶다. 그 긴 시간 동안 완벽하게 마무리 한 글이 하나도 없다. 완벽주의에 빠져서 기준은 없으면서 완벽하게 쓰고 싶고 빠른 시간 내에 확실한 성취를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매일 글을 쓰자고 스스로 약속한 것도 몇 년이 지났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한 해가 지나기 전에 꼭 꾸준해져야 한다. 좋은 변화는 큰일이 생겨서 갑자기 변한 것이 아니라 무슨 일이 있어도 매일 해낸 내가 만들어 낸다고 생각한다. 정말로 꼭 그래야만 한다.


(5월에 매일 글쓰기와 함께 시작한 랜선 북클럽 <사피엔스> 매일 읽기 , 3일 만에 포기한 사람이 쓰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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