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솔양 했지만 사랑해! (14화)
# 에이미 시선
아빠는 이야기하기 전 잠시 호흡을 멈추는 버릇이 있다.
가령‘흐음~’하며 호흡이 길어지다가 ‘흡’하고 짧게 호흡을 멈추신다.
아마 그 시간에 침을 삼키시는 듯했다.
아침밥을 먹은 후 아빠가 산책하러 가자고 제안하셨다.
주위를 둘러보니 가늘고 기다란 나무들이 삐죽이 서 있었고 아래쪽엔 그 나무로 만든 벤치들이 가로로 길게 누워있었다.
기다란 나무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었는데 웅장하기보다는 마치 정렬된 듯한 느낌 같았다.
마치 비숍이 정리한 서랍장처럼 종류별로 나란히 있는듯해서 낯설지 않았다.
가로로 누워있는 벤치도 같은 종류이었는데 우리는 그곳에 앉았다.
잠시 아무 생각 없이 나무들을 보고 있었는데 아빠가‘흐음~’하며 호흡이 길어지셨다.
짧게 ‘흡’ 하시며 말씀하셨지만 이번에는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아빠의 말씀처럼 내 잘못은 아니다.
그리고 가족임을 부정하지도 않는다. 그래! 나 입양됐다 그게 뭐 하며 마음을 다잡고 있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새벽에 생긴 궁금증이 생각났다.
“아빠! 얼마 전 학교에 손님이 오셨는데…
날 안아봐도 되겠느냐고 하셔서 그러라고 했거든요, 혹시 그분이 내 친엄마였을까요?”아빠는 망설임 없이 “아니”,“아니다” 하시며 단호하고 확신에 친목소리로 말씀하셨다.
마치 알고 계신 것처럼 말이다.
"그분은 친아빠 동생이야 너에겐 고모가 된단다."
“에이미 안타깝지만,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셨단다.”
슬퍼해야 하는데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생모를 만날 수 있겠다는 작은 희망마저 사라졌는데도 슬프거나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그냥 받아들였다.
시간이 더 지난 다음에 나의 마음이 어떻게 변할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은 그랬다.
오히려 나보다 엄마, 아빠가 더 슬퍼 보였다.
“아빠! 괜찮아요.” “엄마!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나 아무렇지도 않아요.”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아빠와 엄마가 너무 힘들어하실 것만 같았다.
그리고 진짜 아무런 감정이 생기지 않았다.
오히려 힘들어하시는 엄마 아빠의 모습을 보는 것이 더 힘들었다.
이것이 살면서 만들어준 가족의 사랑이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나를 위해 슬퍼해 주는 가족, 나를 위로해 주는 가족, 내가 사랑하는 가족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