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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란

by 서기선

누군가의 그리움은
가슴 깊은 곳에 머물지만
바닥에 고인 돌처럼
굳이 들춰보지 않고

살아간다.


반면 어떤이는
그리움을
입 밖으로 토해내며 살아간다.
그는 사라지지 않는 이름들을
오늘의 대화 속에 불러 앉혀
마치 지금도 곁에 있는 것처럼

대하기도 한다.


그리움은
누구에게든
익숙해지지 않는 초행길이기에
숨이 턱 막히는 고갯마루를 지나
울컥하는 이름 앞에
다시 멈춰 서게 한다.


그리움이란
걸음을 더디게도 하지만
결국은
살아 있는 쪽으로
나를 밀어주는 바람 같은 것이다.


지나간 것을 붙들고
오늘을 외면하지 않기 위해
오늘도
그대의 이름을 마음속에 한번,
입속에서 한번,
그리고 걸음을 옮기며 또 한 번 불러본다.


그리움은
결국,
살아 있으려는 마음이니

내내 떨치지 못하고 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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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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