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엄마 무덤을 쓸어 보아도
엄마 체온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걸 알면서도
매번 잔디를 쓰다듬으며 말을 건넨다.
"엄마, 잘 계셨어요? 무섭진 않았고?"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혼(魂)에게라도 전하고 싶어 묻고 또 묻는다.
매년 기일이면
엄마를 찾고
비석을 닦으며 눈물을 삼킨다.
가슴속에서부터 치받쳐 오르는 눈물을
가족에게 들킬세라
괜히 고개 들어 먼 산을 바라본다.
"엄마, 또 올게요."
약속하고 돌아서는 발걸음이 무거워
다시 한번, 계신 곳을 눈에 담아본다.